[이슈크래커] 엇갈린 20대 남·여 표심…무엇이 그들을 갈랐나

입력 2021-04-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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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오세훈 지지율, 50대보다 높아
반면 20대 여성은 박영선 지지…제3 후보 선택도 15%

(게티이미지뱅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녀의 표심이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졌다.

20대 이하 남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했으나, 20대 이하 여성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20대 여성 중에는 거대 양당 후보 대신 ‘제3 후보’를 선택한 비율도 높았다.

지난 7일 KBS·MBC·SBS 방송3사 공동 출구 예측 조사에 따르면, 18·19살 남성과 20대 남성 유권자 대부분(72.5%)이 오세훈 후보를 뽑았다. 이런 20대 남성의 높은 지지율은 50대 남성(55.8%)은 물론, 보수 성향이 뚜렷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도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20대 남자의 높은 오세훈 지지율을 두고 '정권 심판론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절대다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던 이들이 부동산 이슈 등 정책 실패로 현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20대 남성 전체의 보수화라기에는 아직 이른 해석이며, 20대 남성이 사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스윙 보터'(Swing voter)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40.9%로, 박영선 후보의 44%보다 낮았다.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 앞선 건 전 연령대·성별을 통틀어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 남성과 20대 여성뿐이다. 또 출구 조사에서 20대 이하 여성의 15.1%는 소수 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는 '젠더' 이슈가 20대 여성 유권자의 표심에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선거 기간 내내 여성 의제 보다는 부동산 같은 경제 이슈와 네거티브가 더 중심 의제로 작용됐으나,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재보궐 선거가 촉발된 만큼 20대 여성의 표심에는 '젠더' 의제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여성의 박영선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데에는 같은 민주당이더라도 '최초의 여성 시장'을 바라는 여성들의 마음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같은 20대더라도 남녀가 젠더 이슈에 따른 민감도가 다른 것도 엇갈린 남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대 남성과 여성의 성 평등에 관한 인식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11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 결과, 남성과 여성 대다수가 서로에게 성차별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여성 대다수(74.6%)가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답했지만,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답한 남성은 18.6%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느낀 남성은 51.7%에 달했고, 여성은 7.7%에 불과했다.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17.7%, 남성은 29.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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