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보] ITC "SK이노, LG에너지솔루션 특허침해 없었다"…판결문 보니

입력 2021-04-01 15:10수정 2021-04-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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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 독자성 인정받아"…LG에너지솔루션 "남은 절차서 침해 인정받겠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사건에서 SK이노베이션이 일차적인 승기를 잡았다.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심결(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4건 중 3건 '특허 유효하지 않아'…특허 절반 '침해 제품 없어'

ITC는 소송 당사자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한 특허의 유효성, 침해 사실 등 요소가 모두 충족되면 특허침해를 인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막 코팅 관련 517, 241, 152 특허, 양극재 관련 877 특허 중 특허의 유효성과 침해 사실이 동시에 인정된 특허가 없었던 것이다.

이중 특허 자체가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들은 241, 152, 877 특허다.

미국 특허법에 따르면 이중 특허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신규성(Novelty), 비자명성(Non-obviousness), 명세서 기재요건(Requirements for Specifitication) 등이다.

신규성이란 특허 대상 내용이 기존에 공개된 것과 비교해 새로워야 한다는 내용이다. 비자명성이란 특허 내용이 사소한 정도 이상의 진보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며, 명세서 기재 요건은 상세한 설명, 실시 가능, 최적의 실시 예 등을 명세서에 기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ITC가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241 특허의 1, 2, 3, 24, 25 청구항은 "특정 선행 기술에 비춰볼 때 자명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해당 청구항이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발명될 수 없다는, '비자명성(non-obviousness)'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877 특허의 5, 18, 26 청구항에 대해서도 비자명성을 충족하지 못해 유효하지 않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152 특허의 1, 2, 3, 5, 16, 19, 20 청구항의 경우 선행 기술과 비교해 자명하거나, 예견되기 때문에 유효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비자명성 또는 신규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152, 877 특허에 대해 침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517 특허와 241 특허에 대해서는 이를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제품이 없다고 언급했다.

특허침해 소송은 8월 2일(현지시각) ITC 위원회의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SK이노 "배터리 독자성 인정받아"…LG에너지솔루션 "남은 절차서 침해 인정받겠다"

이날 예비심결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ITC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며 "당사는 예비결정의 상세 내용을 파악해 남아 있는 소송 절차에 따라 특허침해 및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리막 코팅 관련 SRS®특허의 경우 핵심특허인 517 특허가 유효성은 인정받은 만큼 침해를 입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침해는 인정됐지만, 무효로 판단 받은 SRS®152 및 양극재 특허에 대해서는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를 무단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 하에 2017년 미국 ITC에 중국 배터리 회사인 ‘ATL’을 SRS® 특허침해로 제소하고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며 "양극재 특허의 경우 배터리 양극재의 입자 크기에 따른 조성 변화를 통해 최적의 성능을 끌어내는 기술에 관련된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 분야에서만 2200여 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은 공개된 특허에 대한 침해 및 유효성 여부에 관한 것"이라며 "공개된 특허와 달리 독립되고 차별화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면서 비밀로 보호되는 영업비밀 침해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짚었다.

SK이노베이션도 입장문을 내고 "오랜 기간 자체적으로 우수한 배터리기술을 개발했다"며 "ITC가 비침해 결정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번 예비결정은 SK이노베이션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1년에 LG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해, 2014년까지 진행됐던 국내 특허 침해 소송에서 비침해ㆍ무효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같은 미국 특허(517 특허)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해 이것은 경쟁사 견제를 위한 발목잡기 식의 과도한 소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가 이번 결정에 불복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벨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SK배터리 기술은 1980년대 중반부터 축적돼왔고, 화재 등으로부터의 안전성, 충전량과 시간 등의 성능 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전기차 등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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