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세우글로벌 주총 “회계법인과 연락중…상폐 막을 것”

입력 2021-03-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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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는 ‘발열’ 이유로 주총에 불참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율 0%

▲세우글로벌이 공시한 이사회 안건 내용/금감원 전자공시
최근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거래정지된 세우글로벌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회사 측은 이의신청 기간 내에 재감사를 통해 개선기간을 부여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의 대표이사가 ‘발열’을 이유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고, 그동안 이사회도 제대로 개최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31일 세우글로벌은 인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첫 주총인만큼 주주들의 참석 열기는 뜨거웠다.

실제 세우글로벌 주주들이 모인 단톡방은 200명이 넘어섰고, 모아진 의결권만 230만여주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약 2870만주)의 8% 수준이다.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도 가능한 규모인 만큼 주주들의 목소리가 크다.

이날 주총에는 안백순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전날 열이 나서 주총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던가, 최소한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대표의 공식 입장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발했지만 회사 측은 “(외부감사 관련) 회사의 일정이 나오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를 하겠다”고 답했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통상 대표가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상폐사유가 발생해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는 주총에 참여했어야 한다”면서 “아니면 서정진 회장처럼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대표의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우글로벌의 주주들은 지난 23일 감사의견 비적정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거래가 정지되는 과정에서 6분의 시차가 발생한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조회공시 이후 6분 동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칠 쳤다. 현재 세우글로벌 주가는 2470원에 멈췄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조회공시와 시장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말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세우글로벌이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기 시작했고, 상황을 파악하면서 시장 조치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주주들이 바라는 것은 세우글로벌이 ‘적정’ 의견을 받고 거래가 재개되는 것이다. 회사 측도 이의신청 기간인 4월 13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개선기간을 부여받겠다는 입장이다. 의견거절을 준 대주회계법인에 계속해서 재감사를 요청하고 있고, 회계 전문인력 채용에도 나설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또 이번 ‘의견거절’은 담당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적절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부감사인이 요구한 자료를 해외에서 구해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의견거절은 배임 횡령과 같은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회계법인이 요구한 재무제표, 확인자료, 증빙자료 등의 제출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면서 “대주회계법인과 재감사 계약을 첨부해 4월 10일까지 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세우글로벌의 감사보고서에는 허점이 많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역시 “중요한 오류사항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통제절차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의견을 냈다. 회사의 중요 사업을 결정하는 이사회도 제대로 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

세우글로벌이 지난 17일 낸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 2020년 1월 열렸던 ‘내부회계관리제도 안건보고’에 관한 이사회가 올해 1월에는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보고서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정하다는 감사의 보고서가 있다. 이사회를 열지 않고 보고서를 냈다면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에 단순 누락이라면 정정공시를 내야 한다.

특히 사외이사 2명 중 유석호 이사는 지난 2019년 이후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고, 김명균 이사의 참석률도 40%에 불과하다. 회사의 중요 사업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은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이사회 안건에 대해서는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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