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구씨 출자구도' 정리할까

입력 2021-03-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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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LG방계 탄생]① 구본준ㆍ구광모 엇갈린 지분… 경영권 승계 가능성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뉴시스)

LG가 정기 주주총회서 'LX홀딩스' 분할 설립을 의결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맡을 새로운 '범LG가'의 탄생이다. 향후 지분 구조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LX홀딩스 인적분할 계획서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LX홀딩스는 오는 5월 1일 설립돼 같은 달 27일 주식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새롭게 출범할 LX홀딩스의 지분구조는 LG와 거의 같다. LG 주주에게 주당 LX홀딩스 주식 0.4420605주를 나눠주고, 기존 LG주식은 주당 0.9115879주 비율로 합병한다. 일부 단수주는 자사주로 편입되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다.

LX홀딩스 지분은 구 씨일가 31명(재단 포함)이 지분 46%를 보유하게 된다. 이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것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지분 15.95%)이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7.81%)이고, 3대 주주는 구 고문(7.72%)이다.

LX홀딩스가 구 고문이 맡기로 한 새로운 범LG가 그룹이란 점을 고려하면 출범 후 멀지 않은 시점에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LG상사에서 분할돼 나간 LF나 LS 등 방계 그룹 지주사를 살펴보면, 분가 후에도 여전히 구 씨일가 다수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룹 총수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해왔다.

가장 가능성이 큰 방법은 현재 구도를 유지한 채, 구 고문이 구광모 회장 등 친인척이 보유한 LX 일부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구 고문은 LG 지분 7.81%를 보유한 3대 주주지만, 구 회장은 지분 15.95%를 보유해 LX홀딩스 최대주주가 된다. 양 측의 지분 스왑 혹은 지분 매수ㆍ도로 구 고문의 LG 지분을 낮추고 LX홀딩스 지분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 주식을 매수할 구 회장이 현재 상속세 7000억여 원을 납부 중이란 점에서 거래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구 회장은 2018년 고 구본무 전 LG 회장 타계 후 물려받은 LG 주식과 LG CNS 주식 등을 상속받으면서 일부 금액을 일시불로 내고 5년에 걸쳐 나눠 내고 있다. LG지분가치가 LX홀딩스보다 높으면 구 고문이 보유한 지분을 구 회장이나 다른 일가 등이 인수하는데 벅찰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장내매도해 자금을 LX홀딩스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도 적다. 구 씨 일가는 LG 지분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일부가 주식을 팔면, 다른 일부가 유사한 분량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과거 국세청과 검찰은 이를 '통정매매'로 보고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했으나, 무죄로 결론 났다.

애초에 구 고문이 주식 스왑을 이용하지 않고 LX홀딩스 자사주를 장내 매수할 확율도 크지 않다. 이미 LG 주식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묶였기 때문이다. 과거 구본걸 LF그룹은 분할 후 자사주를 장내매수 하기도 했지만, 그는 처음부터 LF와 LG상사 최대주주였을 뿐만 아니라 LF에 다른 일가 개개인의 지분율이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능성은 작지만 구 고문이 보유한 LG지분을 나머지 일가가 보유하게 되는 LX홀딩스 지분과 모두 교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구 고문이 보유한 LG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1조 117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일가가 보유한 LX홀딩스 지분을 모두 사오고도 남는 금액이다.

변수는 LX그룹 경영권 승계다. 구 고문은 칠순이 넘은 나이로 1남 1녀를 뒀는데,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책임(차장)이 후계자란 평가를 들어왔다. 구 책임은 LG 지분 0.6%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재 주가로 900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를 재원으로 LX홀딩스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LG주식 가치가 LX홀딩스보다 높은 편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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