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갖고 그래…한 배 타도 계속된 김종인 ‘안철수 디스’

입력 2021-03-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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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갖고 그래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재판 당시 발언으로, 코미디나 정치 풍자에서 유행해온 말이다. 지금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적용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 대표를 제치고 단일후보로 나서면서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 ‘한 배’를 탄 입장이 됐지만, 김 위원장의 ‘안철수 디스’는 계속돼서다.

단일화 전, 아니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 전부터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이미 평가가 끝난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안 대표의 야권이 모두 모여 단일후보를 정하자는 제안도 “입당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또 오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상황제’라고 비꼬자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의 부인이 동명이인이라며 상왕이라고 맞받았고, 김 위원장은 이에 “정신이 이상하다”고 거친 말을 했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된 지금, 김 위원장의 디스는 멈출 법도 하지만 계속되고 있다. 안 대표가 단일화 패배 후 “결코 멈추지 않겠다”며 대권가도를 달릴 여지를 남겨 재기 기반을 쌓으려는 데 대해 김 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의 별의 순간은 2011년도에 떴다. 그 순간을 놓쳐버렸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서 정치했으면 좋겠다”며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안 대표가 재보궐 선거판에 나서기 전에 언급한 “이미 평가가 끝난 사람”이라는 혹평이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대단히 정무감각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총선 대패 뒤 당이 자신이 없었어서 ‘안 대표가 오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당에 들어와 경쟁했다면 안 대표가 아마 후보가 됐을 것”이라며 “안 대표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다. 지도자로서의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확신을 가졌으면 안 대표로 단일화하는 데 찬성도 했을지 모른다. 그런 확신이 없는 한은 그런 짓을 못 하겠다”고 개인감정만으로 폄하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명백한 불편한 관계라 이날 지원유세도 거리를 둔 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영등포구와 금천구 등 서남권을 향한 반면 안 대표는 강동구 등 동남권을 찾아 오 후보와 합동유세를 했다.

이 같은 ‘거리두기’가 선거를 마칠 때까지 유지될지, 막판에 극적으로 손을 맞잡는 그림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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