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종·태종 이어 안중근도 노렸다?…박계옥 작가, 실존 인물 왜곡 의도했나

입력 2021-03-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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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tvN )

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전작 tvN ‘철인왕후’를 통해서도 역사의식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라지만, 실존 인물을 희화화하고 왜곡한 것이 큰 반발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22일 ‘조선구마사’ 방송에서 태종의 아들인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구마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오리알을 삭힌 요리) 등을 대접하는 장면과 정체불명의 중국풍 의상과 소품, 배경음악 등이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태종이 아버지인 태조의 환영을 보고 무고한 백성을 무참히 살해하는 캐릭터로 표현, 조선건국사를 왜곡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백성을 사랑한 임금으로 칭송받는 태종은 신문고, 종부법 등 백성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두터운 신망을 얻은 임금이다. 그러나 ‘조선구마사’에서 태종에 대한 묘사는 실존 인물을 폄훼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밖에 없다.

후손인 전주이씨 종친회는 역사 왜곡에 들고 일어났다. 종친회 관계자는 한 매체에 “조선 건국의 중요 인물인 태종을 두고 백성을 학살하는 임금으로 묘사한 것은 유감이다. 아무리 실존 인물에 허구적 상상력을 더했고, 이를 사전 고지했다지만 용납되기 어렵다”며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대중들이 ‘조선구마사’에 더욱 큰 반기를 든 것은 박계옥 작가의 전작 ‘철인왕후’ 문제가 컸다. 조선 철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철인왕후’가 철종과 철인왕후, 신정왕후, 순원왕후 등 실존 인물과 역사를 왜곡하고, 현존 문화유산을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풍양조씨 종친회는 신정왕후 조씨가 미신에 심취한 캐릭터로 왜곡됐다며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봉환의 영혼이 깃든 중전 소용이 철종을 향해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 괜히 쫄았어”라고 독백하는 부분을 두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국보를 깎아내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욱이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는 전작 tvN 드라마 ‘철인왕후’로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바. 당시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하고 종묘제례악까지 희화화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권고) 결정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실존인물인 조대비(신정왕후)를 저속하게 표현했다가 풍양조씨 종친회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두 작품 잇달아 역사 왜곡에 휩싸이다 보니, 박계옥 작가를 향한 비난 역시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박계옥 작가는 조선족 캐릭터를 다수 등장시켰으며, 친중 성향의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철인왕후’ 이후에는 중국 콘텐츠 제작사 쟈핑픽처스와 집필 계약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조선족이라는 관련 루머는 절대 사실이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계옥 작가의 차기작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박계옥 작가는 2015년 ‘안응칠 연대기’를 어문 저작물로 등록했다. ‘안응칠’은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아명이다. 안중근 의사는 최근 중국 바이두(중국 검색 포털사이트)에서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 명시되는 일도 있었기 때문에 ‘안응칠 연대기’에 대해 벌써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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