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의 생존법 ①] 신동빈 쇄신 의지에 칼 가는 ‘롯데온’

입력 2021-03-24 15:48수정 2021-03-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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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27% 주춤…배송ㆍ상품 강화해 경쟁력 확보…외부인력 수혈에 이베이ㆍ중고나라 넘봐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중고거래 등 신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온라인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거는 등 신동빈 회장이 연초 사장단회의에서 주문한 체질 개선 조치를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쿠팡을 필두로한 이커머스의 비약적인 성장세에 밀려 주력인 유통업은 물론 화학, 호텔 등 대부분의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롯데는 5대그룹 가운데 위기감이 가장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언택트 쇼핑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야심차게 출범한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성적은 초라하다. 신 회장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다"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이른바 ‘오픈빨’도 없었다. 라이벌 신세계ㆍ이마트의 SSG닷컴이 지난해 53% 늘어난 매출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데 반해 출범 1주년을 맞은 롯데온은 되레 27% 매출이 떨어졌다.

▲2021 상반기 롯데 VCM을 주재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 롯데온 작년 매출 뒷걸음질…배송ㆍ상품 강화로 승부수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은 지난해 1379억 원의 매출과 9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1899억 원)에 비해 매출은 27.4% 뒷걸음질쳤고 적자는 70%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에서 0.9%로 0.2%p(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거래액은 늘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부터 오픈마켓 사업에 나서면서 취급 상품 수를 기존 180만 개에서 2500만 개로 늘렸다. 그 덕분에 거래액은 2019년 7조1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7조6000억 원으로 7%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이커머스 전체 시장의 몸집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좋은 성적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연간 161조 원으로 전년보다 20% 가량 늘었다. 7개 계열사를 통합해 야심차게 첫 발을 내디딘 롯데온으로서는 아쉬운 실적인 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종합몰에서 작년부터 오픈마켓으로 바뀌면서 각 사업부의 결제 수수료 매출이 인식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4월 론칭 이후 장애 등의 문제로 8월까지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작년 9월부터 마케팅 등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고, 트래픽도 두자릿수 신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실적은 기대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배송 역량도 강화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쿠팡에 이어 두번째로 부산 지역 새벽 배송 서비스에 나서 텃밭 공략에 돌입힌다. 또한 피엘지(PLZ)와 3자 업무 협약을 맺고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롯데e커머스는 피엘지와 지난해 8월 초소량 즉시 배송 서비스인 ‘롯데온 한시간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바 있다.

롯데 이커머스 사업 관계자는 “배송과 함께 상품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대형마트와 슈퍼, 백화점 등이 다 입점해 있어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등의 경쟁력이 높은 만큼 가장 잘할 수 있는 상품을 바탕으로 트래픽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사진제공=롯데쇼핑)

◇ 경영권 분쟁 등에 놓친 타이밍…이베이·중고나라 노리고 외부전문가 수혈

롯데온의 부진은 국내 유통 산업의 절대 강자였던 롯데쇼핑의 온라인 진입 타이밍이 다소 늦은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전국에 백화점만 52개, 롯데쇼핑은 113개 등을 보유한 오프라인 국내 최대 유통 회사다. 하지만 2015년 고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롯데그룹을 물려받기 위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이른바 ‘왕자의 난’에 이어 2018년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되면서 체질 개선의 최적 타이밍을 놓쳤다. 그 사이 쿠팡은 전국 방방곡곡에 170여 개의 물류센터를 건립해 전국 석권에 나섰고, SSG닷컴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곳에 이어 그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실적 부진의 이유로 조영제 이커머스 사업부장과 임성묵 이커머스 플랫폼센터 옴니채널본부장, 김현수 이커머스 플랫폼센터 ICT본부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반격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온에 외부 전문가를 수혈하겠다고 공식 천명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여 게임체인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반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여기에 롯데 이커머스 사업이 더해지면 단순 합계로는 27조 원에 육박하며 30조 원인 네이버쇼핑, 22조 원인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아울러 중고 유통 플랫폼 1위인 중고나라 지분 93.9%(1000억 원)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서 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현재 회원 2330만여 명과 월 사용자(MAU) 1220만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매출 5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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