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후공정도 ‘초격차’…PLP사업 인수 1년 반만 흑자 코앞

입력 2021-03-18 14:00수정 2021-03-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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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원대 영업적자 44억 원으로 줄여…후공정 시너지 확대 기대

▲이재용 부회장이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삼성전기로부터 사들인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FO-PLP) 사업이 1년 반 만에 흑자전환을 향한 빠른 담금질에 들어갔다.

FO-PLP 사업은 삼성그룹이 2015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다.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건비 효율화 작업이 성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PLP 사업 영업 손실은 44억 원이다. 2019년 6월 인수 당시 삼성전자는 PLP 영업부가 그해에는 1273억 원, 다음 해인 2020년에는 1095억 원의 영업 손실을 예측했는데, 손실치를 빠르게 줄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PLP 기술) 적용하는 범위를 넓혀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PLP 사업은 삼성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초격차를 갖추기 위해 2015년부터 주력해온 사업이다.

당시 대만 TSMC가 차세대 후공정 기술인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최초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애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물량을 독점한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계열사가 합심해 이에 맞설 수 있는 기술을 고민한 결과 PLP 사업부가 꾸려졌다.

PLP 기술은 가공을 마친 웨이퍼를 자르지 않고 입출력(I/O) 단자 배선을 반도체 칩(Die) 바깥으로 빼내 반도체 성능을 향상한다. 기판을 사용하지 않아 생산원가를 낮춘다는 점까지는 TSMC의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기존 원형 웨이퍼가 아닌 사각 웨이퍼를 활용하며 차별을 뒀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기술적으로만 보면 원형 웨이퍼보다 사각 웨이퍼를 활용했을 때 버려야 하는 가장자리가 줄어들어 생산성이 나아질 수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기 주도로 사업부를 운영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시장이 급변하며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었지만 계열사 특성상 적기적소 투자가 어려웠고, 양산라인도 충남 천안 한 곳밖에 없어 규모의 경제 구축에도 난항을 겪었다.

그 결과 PLP 사업이 포함된 삼성전기 기판솔루션 사업부 영업적자는 2015년 883억 원대에서 2016년 1300억 원대, 2018년에는 1800억 원대까지 불어났다. 단일 사업 적자 폭은 더 컸다. 결국, 2019년 PLP 사업은 연구개발 능력과 투자 여력을 갖춘 삼성전자 산하로 편입됐다.

인수대금은 7850억 원. 매년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사업을 사들이는 것치곤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만큼 삼성전자 측에서 PLP 사업부의 미래 가능성을 크게 쳐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PLP 기술과 자체 후공정 기술 시너지를 더해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첨단 후공정 기술에 대한 중요도는 점차 높아져 가는 추세다. 후공정 기술 범위를 확대할수록, 파운드리 전후 공정과 연계해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다양화할 수 있어 고객 접점도 넓힐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이자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도 후공정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TSMC는 지난달부터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후공정 기술 연구소를 짓기 위한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고 약 200억 엔(약 2124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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