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ㆍ적자는 ‘확대’…마켓컬리 "우리도 쿠팡처럼?"

입력 2021-03-18 11:27수정 2021-03-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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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이 2배 이상 치솟으며 1조 원을 넘보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2배 이상 덩치를 불리며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한 것처럼 마켓컬리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마켓컬리도 쿠팡처럼 증시 입성에 성공할까.

◇ 마켓컬리도 쿠팡처럼 1년만에 매출 2배 ‘폭등’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운영업체인 컬리는 최근 주주들에게 김슬아 대표 이름으로 보낸 정기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9523억 원(연결 기준)으로 전년(4259억 원)보다 123.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4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지 6년 만에 전통 유공 공룡들의 온라인 사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 원 수준으로 2019년(135조 원)에 비해 20% 가량 올랐는데 전체 이커머스 성장세를 훨씬 뛰어넘는 기세다.

이는 최근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쿠팡의 성장세와 맞먹는다. 쿠팡의 작년 매출액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3000억 원)으로 2019년(7조100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마켓컬리의 매출은 유통 대기업의 온라인 사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9년 독립법인으로 탄생해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원을 등에 업은 SSG닷컴은 2019년 8442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53.3% 늘어 1조2941억 원까지 오르며 역시 1조 원을 넘겼다.

대형마트 최초로 온라인 주문 배달 시스템을 도입한 홈플러스도 지난해 1조 원에 육박한 매출을 거뒀고, 작년 매출 6조8000억 원을 기록한 롯데마트의 온라인 비중은 15% 내외로 전해진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마켓컬리)

◇ 누적적자는 2600억...김포물류센터 3월부터 가동

다만 적자는 늘었다. 마켓컬리는 작년 영업손실이 1162억 원으로, 직전년(112억 원)보다 150억 원 가량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누적 적자는 2600억 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그럼에도 내부에서는 매출액 적자에 비해 적자 확대 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김포 물류센터 추가 등에 따른 비용이 반영됐다”면서 “현재까지 확보한 투자금 4200억 원을 고려할때 자금 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이달 초 김포 물류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김포 물류센터는 총 2만5000여 평으로 식품을 취급하는 신선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상온과 냉장ㆍ냉동센터를 갖췄고, 기존 운영해 오던 서울 장지 센터 등 4개를 포함한 전체 운영 면적의 1.3배 규모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서울 동남권에 치우진 사업을 수도권 서부 지역까지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취급 상품군 확대도 노릴 수 있다. 마켓컬리는 1만2000개 가량의 상품을 갖추고 있어 600만 개인 쿠팡과의 차이는 크다. 마켓컬리가 프리미엄급 식품군 상품에 초점을 맞춘 반면, 쿠팡은 비식품 공산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두루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 몸값 1.5조 마켓컬리 증시 입성 추진…“적자 줄여야” 지적도

마켓컬리가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자 확대는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슬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켓컬리가 연내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을 추진하려면 실적 개선과 상품군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규모 측면에서 쿠팡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증시 입성 때 몸값을 높이려면 적자를 줄이는 한편, 틈새 상품군과 수도권에 치우친 사업을 확대하는 등 두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쿠팡의 경우 전국에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덩치는 불려나가면서도 실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 쿠팡은 2018년 1조1280억 원이던 영업손실을 작년 5257억 원으로 줄여 2년 연속 30% 내외로 적자를 줄인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 매기는 마켓컬리의 몸값은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최근 성장세와 증시 입성 과정에서 쿠팡처럼 몸값이 더 뛸 여지는 충분하다.

쿠팡발 국내 이커머스 지각변동이 예상 외로 커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마켓컬리도 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확보한 5조 원의 실탄으로 국내 시장 석권을 선포하자 5조 원대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쇼핑과 이마트, 홈플러스(MBK파트너스) SK텔레콤(11번가)까지 가세했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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