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권 추천위 꾸려놓고 국민천거?”…새 검찰총장 후보 인선 ‘시끌’

입력 2021-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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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인선은 ‘천거→추천→제청’ 2개월 시일
15년 법조 경력이 있는 판사·검사·변호사 중 천거
친여권 성향의 검총위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도
이성윤 지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 물망에.

▲서울 대검찰청의 모습.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국민 천거 절차가 시작됐다.

15일 법무부는 “이달 22일까지 국민에게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받는 천거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인선은 ‘천거→추천→제청’ 절차로 진행된다. 우리 국민이라면 개인이나 법인·단체에 상관없이 누구나 검찰총장 후보를 천거할 수 있다. 이때 피천거인은 15년 이상의 법조 경력이 있는 판사·검사·변호사여야 한다. 천거는 비공개 서면으로 진행한다.

천거 기간이 끝나면 법무부가 검찰총장 제청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1차로 추린다. 이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검추위)가 넘겨 받아 심사해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총 후보자 1명을 제청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통상 2개월 안팎의 시일이 걸린다.

하지만 박 장관이 “이번엔 아주 전광석화처럼 속도감 있게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윤 전 총장 사퇴 일주일 만에 검총위가 꾸려지는 등 총장 임명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9명으로 구성된 검추위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친여권 성향과 반(反) 윤석열 인사로 구성돼 있어 중립성과 독립성 강화라는 검찰 추천위 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총위 위원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맡았다. 당연직 위원 5명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이다.

비당연직 위원에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외에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손원제 한겨레 논설위원·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위촉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손원제 한겨레 논설위원은 법부무에 검추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15일 “손 위원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사의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손 위원은 현직 언론인으로서 정치·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검찰총장 후임 인선에 참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름은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56·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58·20기) 전 법무부 차관, 이금로(56·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한동수(55·24기) 대검 감찰부장 등이다.

이성윤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으로 기소 대상에 오른 점과 중앙지검 내 수사팀과 불협화음을 겪으며 신망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발탁 확률이 낮아졌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한동수 부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한 부장은 대표적인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한 부장 역시 대검 감찰부장 자리에 올라 윤석열 전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면서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수사의 적법 절차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검찰국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추·윤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던 조남관 차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법무부에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쓴소리를 뱉으며 현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천거 기간이 끝난 뒤 천거받은 후보들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예정된 검추위 첫 회의는 일러야 이달 말이나 4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검찰총장 후보 인선은 조직의 신망을 받는 인사가 필수이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 받는 검추위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에 어떤 인사가 추천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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