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영화 '새해전야' 김강우 "가슴 저린 40대 멜로 하고파"

입력 2021-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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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이미지 벗고 밝은 캐릭터 도전…"다음도 함께"

▲배우 김강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김강우는 탄탄한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를 가진 배우다. 영화 '돈의 맛', '식객', '간신', '사라진 밤'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그려왔다. 그런 그가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에서 바보스럽고 지질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강우는 멈추지 않는다. 30대 '결혼전야'에 이어 40대 '새해전야'는 그가 펼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예고편이기도 하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김강우를 만났다. 김강우는 그간 보여준 묵직한 이미지를 '새해전야'를 통해 벗어던진 데 대해 잠시나마 후련함을 느낀 듯했다.

밝은 캐릭터가 연기하기 편해요. 힘을 많이 안 줘도 되니까…. '새해전야'는 드라마 촬영과 맞물려 찍었어요. 드라마에선 항상 힘을 주고 연기했는데, 정작 영화 촬영장에 오면 노는 기분이었죠. 현장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렸다. 김강우는 강력반에서 좌천된 형사 '지호'로 분했다. 신변 보호 업무를 담당하며 효영(유인나)을 밀착 경호하게 된다.

극 중 지호랑 닮은 점이요? 지질함? (웃음) 농담이에요. 저는 매일 매일 캐릭터가 달라요. 때로는 같은 날 아침과 저녁때도 다르고요. 아이들도 아빠가 어떤 성격인지 잘 모르는 거 같아요.

김강우는 로맨스 코미디에 관심이 많다. '결혼전야'와 '새해전야'에 이어 앞으로 'OO전야'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영화 '결혼전야'를 할 때 30대였는데 '새해전야'를 할 땐 어느덧 40대가 됐네요. '결혼전야'를 보신 분들은 김강우의 과거 모습과 현재를 비교해서 보시면 재밌을 거 같아요. 아 참, 감독님이 먼저 '다음에도 할 거지?'라고 하셨습니다.

'새해전야'는 제목에 맞게 지난해 12월 30일 개봉 예정이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을 미뤄 지난달 10일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코로나19는 배우 김강우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아픈 스타일이에요. 작년엔 헬스장도 갈 수 없어서 평년처럼 운동할 수 없었죠. 근데 안 가다 보니 또 익숙해지더라고요. 운동 말고도 다른 일을 찾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배우 김강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데뷔 20년 차인 배우 김강우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던 사람이 종종 겪는 극도의 신체적ㆍ정신적 무기력증,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이다.

때문에 극 중 유연석과 이연희가 맡은 캐릭터처럼 일상을 놓고 해외로 떠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

다 때려치우고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던 적이 수없이 많았죠. 결과적으론 현실로 옮기지 못했어요. 영화를 보면서 만약 나도 저랬다면, 행복했을까 궁금했어요. 대리만족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극복 방법은 결국 일을 사랑하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김강우는 "멜로는 언제든 하고 싶은 장르"라고 했다. 괜스레 부담스럽고 겁이 나서 20~30대에는 도전하지 못했던 멜로가 "이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화양연화',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원숙한 느낌이 담긴 멜로를 하고 싶어요.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마음 절절한 멜로를 통해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근데 40대 멜로가 더 멋있지 않나요? 좀 더 세월을 살아보고 이해심이 있는 40대 멜로가 참 멋있는 거 같아요. 다른 욕심은 없어요. 세월이 흘러도 남는 영화가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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