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종오 KoSIF “자본의 흐름 바꾸지 못하면 지구는 계속 뜨겁다”

입력 2021-03-10 16:05수정 2021-03-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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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위기 사회에선 모든 비즈니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는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심각한 위기다. 돈의 흐름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시장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인 행동가로 나서야 할 때”라고 이같이 말했다.

‘기후 악당’이라고 불리는 한국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9일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함께 뜻을 모으면서다. 이날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기후금융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이들은 고 탄소에서 탈 탄소 산업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소 산업에서 녹색 산업으로 돈의 물길을 자발적으로 바꾼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변화 뒤에는 시민사회의 노력도 있었다. 이날을 위해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을 직접 설득하러 다녔다. 그는 ‘탈석탄 금고’ 개념과 정책을 처음으로 제안한 인물로 유명하다. 시장에선 탈석탄 선언이 국내 주요 금융그룹으로 이어지기까지 그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이종오 사무국장은 “그동안 한국이 탈석탄 금융의 무풍지대였다. 단 하나의 사례라도 소중했다”며 “여러 노력 끝에 2018년 10월 사학연금과 공무원 연금을 시작으로 지난해 KB금융그룹까지 민간금융기관들이 탈석탄 금융 열차에 속속 탑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9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2050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이 국회기후변화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공동 주관으로 개최됐다. 국내 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ㆍ증권ㆍ자산운용사, 공적 금융 등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기후금융 불모지에서 거둔 고무적인 성과다. 올해 말까지 탈석탄을 선언하는 금융기관이 100곳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그는 탈석탄 선언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선언이 아닌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에서다. 기후 관련 정보공개, 기업 관여 등 적극적인 시장 활동으로 기후금융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 선언식을 하면 현장에서 의지만 밝히고 돌아가기에 십상이다. 구체적인 실행 없이 문서로만 남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번 선언식에 ‘조건’을 내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지 선언에 참여한 금융사들은 △탈석탄 선언 △TCFD 지지 △CDP(前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라는 3가지 사항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5월 말까지 충족해야 한다. 5월에 예정된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는 한국 공적 금융기관이 기후금융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간 금융기관이 적극 참여한 반면 국민연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공적 기관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특히 국민연금은 세계 3위 연기금인 만큼 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이에 대해 이 국장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물론 (국민연금이) 그 영향력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 점도 이해한다. 하지만 전 세계가 기후금융에서 지속가능 금융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본다면 국민연금은 소극적인 편”이라며 “국민연금이 환경 관련 중점관리사안에 기후변화를 지정해 기후금융 확산에 앞장서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주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쫓아가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번 선언을 계기로 K-방역처럼 기후 금융을 주도하는 K-이니셔티브가 나와 해외로 퍼지기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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