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집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한달 새 아파트 매매값이 2% 넘게 뛰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이 이 일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KB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양천구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2.30% 올랐다. 서울에서 노원구(2.46%) 다음으로 집값 상승폭이 컸다.
양천구 집값 상승세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가 이끄는 모양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에선 2월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에서는 2월 한 달 간 38건의 주택 매매가 이뤄졌다. 이 중 27건이 신고가였는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신고가 거래 사례만 11건에 달했다.
목동 신시가지 2단지 전용면적 116.82㎡형은 지난달 1일 23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 같은 달 9일에도 23억 원, 16일에는 23억4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2단지 전용 97.92㎡형도 지난달 20일 20만40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종전 신고가는 지난해 12월 거래된 18억5250만 원이었다.
4단지에서는 전용 95.27㎡형이 최고가인 19억5000만 원에 팔렸고, 5단지에서는 전용 95.28㎡형이 21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또다시 기록했다.
이처럼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목동 신시가지는 총 14개 아파트 단지, 2만7000가구 규모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6월 6단지가 처음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확정됐다. 이후 10개 단지(1·2·3·4·5·7·10·11·13·14단지)가 1차 안전진단 관문을 넘었다. 9단지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지난해 9월 말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제 남은 단지는 8단지와 12단지다. 이들 단지에 대한 1차 안전진단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목동 한 공인중개사는 “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속속 들어오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며 “최근 석달 새 아파트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1억 원 넘게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목동 신사가지에 들어선 아파트들은 대부분 1980년대에 준공된 단지여서 아무래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편"이라면서도 "재건축을 진행하더라도 조합 설립,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남은 절차가 많아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