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남성 편집숍 '영보이'로 세대교체...정장 접고, MZ 취향 늘리고

입력 2021-03-14 12:52수정 2021-03-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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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팩티드 (사진제공=롯데쇼핑)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남성 편집숍도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4050세대가 주로 찾는 고가의 클래식 위주 편집샵 대신 2030세대를 겨냥한 편집숍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고가 명품 제품은 주로 핸드백과 목걸이 등 액세서리에 집중돼 이들을 주로 소비하는 여성이 주고객층이었으나 최근엔 자신에게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고, 시계와 지갑 위주였던 남성 명품 시장이 스니커즈, 의류 등으로 확대되면서 남성 마케팅도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 백화점 업계 ‘영보이’ 겨냥 편집숍 속속 오픈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평촌점 4층에 남성 디자이너 편집숍 ‘디크루즈(D’CREWZ)’를 오픈했다. 이와 함께 롯데온의 롯데백화점몰에도 브랜드 단독관을 동시 론칭했다. ‘디크루즈’는 롯데백화점 PB운영팀이 국내외 브랜드들을 직매입하고 큐레이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론칭한 남성 편집숍으로, 디자이너를 의미하는 ‘D’에 그룹이라는 크루(CREW)를 합성한 명칭이다.

‘디크루즈’ 오프라인 편집숍에는 ‘엔지니어드가먼츠(Engineered garments)’와 ‘니들스(Needles),‘ ‘이스트로그(EASTLOGUE)’, ‘언어팩티드(UNAFFECTED)’ 등 국내외 유명 남성 브랜드뿐 아니라, 최근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뜨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등 총 30여개가 함께 운영된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지난해 10월 구리점에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 남성 잡화 편집숍인 ‘스말트(SMALT)를 오픈하기도 했다. ‘스말트’는 롯데의 해외 직소싱 명품 편집숍 ‘탑스(TOPS)’에서 선보이는 남성 잡화 특화 매장이다. 의류에 집중하는 일반 편집숍과 달리 ‘스말트’에서는 시계와 가방 등 남성 잡화를 취급한다.

구리점 매장에서는 톰브라운과 보테가베네타, 로에베, 셀린느옴므 등 인기 럭셔리 브랜드의 지갑과 클러치, 가방, 액세서리 등과 오메가와 몽블랑, 노모스 등 시계까지 500여 개의 상품을 취급한다. 이외에도 롯데 탑스팀은 2019년 프리미엄 스니커즈 편집매장인 ‘스니커바’를 론칭했다. 현재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평촌점, 안산점, 전주점 등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대표 편집숍인 분더샵을 운영해온 신세계백화점도 2019년 8월 강남점 신관 7층에 순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구성된 편집숍 ‘스타일 컨템포러리 맨(style contemporary men)’을 론칭했다. 여기에서는 2030 남성을 타깃으로 해 홍대와 가로수길 등에서 남성 고객들의 관심이 높은 트렌디한 브랜드 20여개를 판다. 대표 브랜드는 ‘벨리에’, ‘더레스큐’, ‘카네이테이’ 등이다.

◇ 신세계 ‘분더샵 클래식’ 철수...사라지는 올드보이 편집숍

반면 4050 들이 주로 찾는 정장 위주의 편집숍은 사라지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월 본점의 ‘분더샵 클래식’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2월에는 부산 센텀시티점 매장도 닫았다. 강남점 매장도 상반기 중 문을 닫을 예정이다. ‘분더샵 클래식’은 2013년 신세계가 문을 연 명품 편집숍으로 고급 정장 브랜드만 따로 구성했다. 대표 상품도 나폴리 정장 ‘샤맛’과 스페인 수제 구두 ‘맥나니’ 등 고가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분도샵 중 정장을 따로 빼서 클래식 매장에서 판매해왔지만, 최근 정장 수요가 줄면서 분더샵 남성과 일원화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이 연이어 젊은 층을 겨냥해 남성 디자이너 편집숍을 새롭게 론칭하는 것은 최근 남성 MZ 세대들이 개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며,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패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남성들은 평소 관심 있는 브랜드나 최신 패션 트렌드를 찾아보거나, 본인의 착샷(옷을 매칭해 입은 사진), 좋아하는 브랜드의 아이템 등을 공유하는 추세다. 실제로 남성 패션 관련 유튜버 ‘깡스타일리스트’, ‘짱구대디’의 경우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카페인 ‘디젤매니아’와 ‘나이키매니아’ 등 패션 커뮤니티의 회원 수는 100만 명을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머스트잇에서도 전체 회원 수 중 남성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15년만 해도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 비중이 42%대 58%였으나, 2018년에는 57%와 43%로 역전됐다. 작년 9월 기준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 비율은 60%대 40%로 남성 비중이 더 높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 등 여가 시간이 늘면서 남성들도 외모와 패션에 신경 쓸 여유가 생겼다”면서 “의류에서 시계ㆍ가방ㆍ신발까지 잡화 분야로 남성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봤다.

▲ 이스트로그 (사진제공=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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