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악재 될라…'셀프 조사' 밀어붙이는 당정청

입력 2021-03-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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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문 대통령 사과ㆍ변창흠 사퇴 촉구…"국정조사로 철저히 밝혀야"
당정청, '셀프 조사'로 '셀프종결' 기반 닦아…민주 내부서도 비판 목소리
정부, 10일 조사결과ㆍ대책 발표…재발방지 입법으로 국면 전환할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합심해 ‘셀프종결’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내달 재보궐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정쟁화되면 대형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정부합동 진상조사단이 오는 10일 결과를 발표하고, 같은 날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변 장관을 불러내 질책하는 모양새를 취한 데 이어 이번 주 당내 투기 전수조사에 본격 나선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이 내부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LH 최종책임자인 변 장관 문책과 정부·여당을 향한 의심을 씻기 위한 전수조사를 속전속결로 진행해 빠르게 일단락시키려는 의도다.

이런 ‘셀프조사’ 방식에 대해선 야권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느 투기꾼이 자기 이름으로 땅을 사나. 셀프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위원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LH 직원 등만 국한해 조사할 게 아니라 문제가 된 지역의 땅 소유자들을 보유 기간을 따져 모두 조사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연합뉴스)
LH 의혹에 야권은 즉각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 촉구는 물론 국회 차원에선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 요청과 국정조사도 요구했다.

국토위원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어떻게든 이번 주 내 현안질의 자리를 마련해 정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고, 김은혜 의원은 “12일 법안 심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겸사겸사 현안 질의를 하자는 건 민주당의 일방적 입장이고, 그 전에 현안질의를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진상 규명을 위해선 정부·여당의 셀프조사가 아니라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요구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당정청은 이 같은 안팎의 비판에도 셀프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처벌·재발방지 방안을 대대적으로 내놓음으로써 관심을 입법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10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가 처벌·재발방지책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면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이 내놓은 관련법들을 내세우며 야당 협조를 촉구하는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청이 일제히 셀프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책 마련에 드라이브를 걸면 야권의 진상규명 요구는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사회적 관심을 입법에 돌릴 수 있다. 이 경우 LH 투기 사태 자체는 사실상 종결될 수 있다.

진 의원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정치공세에 불과하고 정말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면 이런 투기를 애초에 막을 수 있는 부동산거래분석원법 등 예방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정보로 부동산 투기 처벌 강화를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장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국토위는 원래 선입선출 원칙으로 법안 심의를 하지만 긴급한 안건은 먼저 처리할 수 있다. LH 사태 관련법이 그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현재 장 의원과 문진석 의원이 처벌을 가중하는 공공주택 특별법을 각기 내놨고, 정청래 의원은 비밀정보로 얻은 이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하는 LH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외 박상혁 의원도 법안 마련 중으로, 관련법이 여럿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 방지책 발표를 기점으로 이 법안들을 국토위에 상정해 ‘입법 국면’으로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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