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일시정지…갈 곳 잃은 30조 원 은행에 발 묶여

입력 2021-03-03 14:30수정 2021-03-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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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급증…2월 신용대출 556억↓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은행권에서 이탈한 자금의 상당수가 증시로 흘러 간 '머니무브' 현상이 일시중지됐다. 시장 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정체에 단기자금이 머무르는 은행 요구불예금 계좌엔 약 30조 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유입됐다. 공격적인 투자 대신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1705억 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과 비교해 한 달 새 3조7967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1월 말 476조3679억 원에서 480조1258억 원으로 3조7579억 원 늘어났다. 전월 증가액은 2조5830억 원이었지만, 이보다 상승세가 큰 것이다. \

주택담보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은 106조7176억 원에서 108조7667억 원으로, 증가액은 2조491억 원에 달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3조330억 원 증가했다.

이와 반대로 급등세를 보이던 신용대출은 잔액이 135조1844억 원으로 1월 말보다 556억 원 감소했다.

은행 수신(예금) 가운데서는 단기자금이 주로 머무는 요구불예금에 28조9529억 원의 돈이 새롭게 들어왔다. 정기예금도 3조4552억 원 증가했다. 다만, 정기적금은 36조5555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933억 원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개인 신용대출감소를 연초 기업의 상여금 지급, 증시 정체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개인 유동자금은 현재 증권시장 등의 출구가 딱히 없는 상태라 전반적으로 이탈이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대출 증가 속도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1월 말보다 1178억 원 감소했다. 다만, 전체 여신 잔액(21조2640억 원)은 전월세보증금대출 증가(4560억 원) 등에 힘입어 3382억 원 늘어났다. 예금(수신)은 늘어났다. 수신 잔액은 21조2640억 원으로, 1조347억원 증가했다.

한편, 증시는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비트코인에는 자금이 몰렸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지난달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약 19조8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시장이 주춤한 사이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한달 사이 오히려 1조5000억 원가량 늘었다.

업비트와 제휴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2월 말 수신 잔액과 고객 수도 각각 2조3400억 원, 64만 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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