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평균 주택 가격이 8억 원을 돌파했다. 대출 규제 기준선인 9억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대출을 옥죄어 집값 안정을 도모하려던 정부 의도와는 달리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실수요층의 한숨만 늘어나게 됐다.
2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8억975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월(7억9741만원)보다 1234만 원 오르면서 처음으로 8억 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평균 주택값은 2016년 6월 처음으로 5억 원(5억198만 원)을 넘어선 뒤 1년 9개월 만인 2018년 3월 6억273만 원으로 올랐다. 이후 2년 1개월 만인 지난해 4월(7억81만 원) 7억 원을 돌파한 뒤 10개월 만에 8억 원을 넘겼다.
이로써 서울 평균 집값은 대출 규제선인 9억 원에 성큼 접근하게 됐다. 9억 원 이하 주택은 담보대출비율(LTV)이 40%이지만 9억원 초과분은 절반인 20%로 내려간다. 여기에 정부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강화할 경우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의 서울 주택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값은 주택 유형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0억8192만 원으로 전달(10억6108만 원)보다 2084만 원 올랐다. 이 기간 단독주택은 9억1339만 원으로 276만 원, 연립주택은 3억2387만 원으로 180만 원 각각 상승했다.
서울의 평균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4억4522만 원으로 한 달새 620만 원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9829만 원으로 6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처음 3억 원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표본주택을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 가격)은 4억738만 원으로 처음 4억 원을 돌파했다.
작년 7월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로 계약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고 보증금 인상폭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미리 4년치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으려고 하면서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택지 발표 등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 매물 찾기는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