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오세훈 향해 "도망간 장수"
토론평가단 평가 결과 나경원 승리
국민의힘,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 발표
국민의힘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가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반면 나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서로의 과거를 공격하며 치열한 토론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26일 오후 채널A 주관으로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비전 경쟁을 진행했다.
나 후보는 주도권 토론 시간에 오 후보를 향해 "단일화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공정한 단일화가 돼야 한다"며 "오 후보는 '나경원이 되면 단일화가 어렵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앞뒤 맥락을 보면 오해"라면서도 "(나 후보) 본인이 짜장, 짬뽕 얘기하면서 보수 본색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자꾸 저한테 강경보수라고 이분법적으로 말씀하신다"며 "나는 보수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철학과 신념에 있어선 원칙에 가깝지만 누구의 머리라도 빌릴 그런 자세가 돼 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에 자신감을 비쳤다. 그러자 오 후보는 "나는 보수다, 중도는 뭐가 실체 있냐 이런 말을 나 후보가 하셨기 때문에 수도권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를 잡지 않을 때 힘들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리더십으로 어려운 분을 보듬고 함께 어우러지는 중도우파가 돼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또 오 후보의 단일화 관련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단일화를 경선보다 정치적 결단에 의해 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며 "단일화 방법은 시민을 위한 단일화를 해야 하고 정치적 결단을 잘못 들으면 뒷거래"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후보는 "마음을 합해야 단일화가 되고 단일화됐을 때 지지층이 옮겨 오려면 함께 서울시를 운영한단 확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2011년 박원순·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언급하며 "국민께서 생각하는 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단일화는 뒷거래, 정치적 담합, 그들끼리 행복한 단일화로 보일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오 후보는 "승자 없이 단일화가 되면 안 된다"며 나 후보에 반박했다.
두 후보의 발언을 듣던 오신환 예비후보는 "두 분 공방이 단일화를 깰 수 있는 리스크"라며 "진정성 있게 안 가면 단일화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나경원·오세훈 후보는 토론이 끝나갈 무렵에 각자의 과거를 두고도 공방에 나섰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줄곧 저를 강경보수라고 말하면서 여기에 대해 말한 이유가 바뀌고 있다"며 광화문 투쟁과 원내대표로서 업적을 언급했다. 이어 "2011년 도망간 장수가 싸운 장수에게 나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며 "오해가 깊다"고 반박했다.
한편 합동토론 직후 진행한 투표 결과 토론평가단은 나 후보를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정당 주관으로 진행하는 예비후보 토론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후 토론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