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 사이 재테크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갔던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한 것도 한몫을 한다. 이제는 N잡러 시대라는 말처럼 직장을 다니면서도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어디를 가도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가 쉽게 화젯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같은 직장인이라고 하더라도 워킹맘들은 오늘도 일과 가정에 지치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재테크에 쉽게 접근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 워킹맘들에게 독박육아 워킹맘으로서 2권의 재테크 책을 출간한 윤정완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Q : 2020년 한 해 동안 벌써 책 3권을 출간했다. 워킹맘이어서 아이 돌봄에 책 출간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첫 개인저서인 <0원으로 시작하는 짠순이 재테크 습관> 책을 쓰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주제나 이야기가 있을까?
A : 처음 책을 쓸 때 첫 장 <왜 나는 왜 부자가 아닐까?>주제에서 막혀서 1주일을 고생했다. <왜 나는 부자가 아닐까?>의 주제를 보며 ‘부자가 아니라면 나는 가난한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쓰기가 어려웠다. 우리 집이 가장 어렵던 시절인 대학 시절, 전업주부이던 친정엄마가 처음 일을 시작하며 고군분투하시며 빚을 막아주셨고, 대학등록금은 학자금 융자와 장학금을 받아서 용돈 벌이 정도를 하면 되었다. 원래 돈을 아끼며 살았고, 취업도 26살에 해서 가난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하여, 월급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적었다. 첫 주제가 이게 아니었다면 수월하게 써낼 수 있었을 것이다.
Q : 짠순이 재테크라 생소한 단어인데 제목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A :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짠순이’라는 말을 몇 번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단어인데, 그 당시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짠순이’라는 단어가 ‘돈에 인색하다’의 의미보다 ‘돈을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로 느껴졌기 때문. 그래서 돈과 관련된 책을 쓸 때 ‘짠순이’라는 단어가 딱 생각났다.
Q : 옛날의 짠순이는 무조건 아끼고 돈 절대 안 쓰는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때와 달리 지금 시대의 짠순이로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A : 필요한 곳에는 돈을 잘 쓰는 편이다. 자기계발이나 나를 위한 선물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투자에 관한 공부나 좋은 강의는 비싸도 멀어도 찾아다니며 배운다. 옷을 좋아해서 1년에 한 두 번은 원단 좋은 비싼 외투를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외투는 고급으로 소량 사 입고, 니트는 인터넷으로 저렴히 구입한다. 과거, 소소하게 옷 사던 돈을 모아서 최근에는 ETF 한주 더 산다. 커피숍은 거의 안 가고, 외식이나 배달음식도 거의 안 먹으면서, 소소한 소비를 줄이려 한다.
Q : 요즘 사람들은 욜로, 나심비라고 이야기하면서 저축보다는 현재의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소비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 욜로라고 하면, 2002년 H카드 회사의 광고카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가 떠오른다. 열심히 일했으니 휴식을 취하는 건 좋지만, 굳이 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는데, 이 문구는 여행을 떠나도록 자극하는 카드회사의 마케팅이라고 본다. 욜로라는 단어가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우리의 삶은 오늘만 사는 게 아니다. 제 첫 번째 책 목차 중 <오늘도 신나게 YOLO? 절대하지 마라!>가 있다. 원래 욜로의 의미는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 충실하라’이다. 욜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키팅 선생님이 외친 '카르페 디엠'이다. 젊어서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진정한 자아실현과 노후를 위해 노력하고 저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돈돈돈’하면서 팍팍하게 사는 게 아니라 살면서 나를 위한 선물과 소확행은 늘 필요하다. 하지만 그 소확행이 큰 경제적 부담을 주면 안된다. <개미와 베짱이> 는 이분법 논리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책임한 베짱이보다 성실한 개미가 되어 추운 겨울날 욜로하고 싶다.
Q : 좋은 재테크 습관 중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하나 준다면?
A : 집 정리. 정리하며 필요 없는 물건은 기부하거나 중고사이트에 판매한다. 특히 아이 책은 잘 팔리고, 책장도 넓어져서 정말 좋다. 아이 책 판매대금은 바로 아이주식 계좌에서 주식 사준다. 주로 굿윌스토어에 기부하는데, 이 단체가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곳이라 장애인들 일자리도 창출하고 집 정리하면서 기부도 하고 연말정산에도 도움이 돼서 일석 삼조 이상이다.
Q : 워킹맘으로서 저서를 2권 냈는데, 워킹맘이라서 재테크가 더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
A : 요즘은 전업맘이나 워킹맘이나 남녀노소 모두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시대이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 남편이 잘 벌거나 부모님께 유산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면, 누구나 아이 교육비와 노후대비로 불안하다. 워킹맘은 시간과 체력이 늘 부족해서 돈으로 대신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면 자칫 새는 구멍이 커져서 버는 것보다 지출이 더 많아진다. 해서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소중한 돈을 잘 관리해야 한다.
Q : 교보문고 MD의 선택은 베스트셀러 이상의 특별한 가치가 있는데, 첫 개인저서인 <0원으로 시작하는 짠순이 재테크 습관> 책이 선정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기분은 어떠했는가?
A : MD의 선택이 뭔지 몰랐다. 어느 날 지인이 알려주어 알았다. 베스트셀러와 달리 한번 선택되면 계속 교보문고 MD의 선택으로 남는다는 걸 나중에 알고 내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지나 싶어서 가슴이 벅찼다.
Q : 오늘도 고분고투하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A : 직장 하나만 다니기도 벅찬 것을 알고 있다. 싱글들이나 남자들은 직장하나 다니면서 힘들다고 하는데 워킹맘들은 아이케어와 집안일까지 다 해내야 한다. 예전에는 돈 아끼며 아이 등하원, 아이 과외선생님, 가사도우미 역할까지 모두 혼자 다 해내서 뿌듯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함을 많이 느낀다.
직장이 영원히 나를 고용해 주리라는 보장도 없고, 내가 계속 건강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하여, 노동 수입 외에 자산 수입이 있어야 한다. 먼저 수입의 절반 이상을 강제 저축 습관을 들이면서 함께 투자공부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돈을 굴릴지 막연하지만, 여러 투자를 하면서 나에게 맞는 투자법과 경험으로 점점 자신이 생기기 마련이다. 워킹맘들에게 바쁘고 힘들지만,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돈 관리와 돈 공부를 꼭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한편, 윤정완 작가는 동국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을 거쳐 소비자재무설계사와 소비자상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윤정완 작가는 운영 중인 블로그, 카페뿐 아니라 유튜브, 오디오클립 등에서도 워킹맘들이 재테크를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재테크멘토로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