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됐던 택지까지 되살렸지만… 광명·시흥지구 주택 공급까지 '산 너머 산'

입력 2021-02-24 17:32수정 2021-02-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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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10조 토지보상 예상
광명·시흥 주민들 "정부 주도 개발 일방적 발표"
주변 지역선 "집값 떨어질라" 우려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된 경기 시흥시 과림동,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첫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며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지구였다가 해제된 지역까지 다시 택지로 부활시켰다. 그만큼 정부는 몸이 달아 있지만 실제 주택 공급까지 이어지기는 갈 길이 멀다.

24일 정부가 부산 대저지구, 광주 산정지구와 함께 신규 택지 후보지로 발표한 경기 광명·시흥지구는 2009년에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전력이 있다. 9만여 가구 규모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공급 과잉 우려와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채 문제로 2015년 사업이 무산됐다. 정부가 이번에 광명·시흥지구를 6번째 3기 신도시로 부활시킨 건 주택 공급을 위해 정부에 남은 패가 없다는 방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택지에서 주택 착공과 입주가 이뤄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이다. 가장 큰 난관은 토지 보상 문제다. 앞서 지구 지정을 마친 3기 신도시 5곳에서도 토지 보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보상액을 두고 주민과 정부ㆍLH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토지보상 컨설팅 업체인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2009년 광명·시흥 지역에서 계획됐던 보상비가 8조 원인데 지금은 8조~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택지 사업 중 보상비가 가장 컸던 동탄신도시(6조 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최근 광명역을 중심으로 이 일대 땅값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높이는 것)을 추진하며 토지 보상 기준인 공시지가가 상승한 것도 보상 문제에 있어선 자충수가 됐다.

주민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주민들은 그간에도 대책위원회 등을 꾸려 정부 주도 개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간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되면서 지역 개발이 지체되고 있었던 탓이다. 반면 자체 개발을 원하던 주민들은 정부 주도 개발에 반발한다. 주민 주도 취락정비사업을 추진했던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 취락지구 주민연합체의 윤승모 대표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 한번 없이 지역 주민의 생존권을 뒤흔드는 중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경악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근 지역 주민들은 택지 개발을 떨떠름해 한다. 택지 개발로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면 인근 지역 집값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시흥과 광명 일대에선 장현지구와 거모지구, 하안2지구, 학온지구 등 4만 가구 규모의 택지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7만 가구 규모 광명·시흥지구가 더해지면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요즘 각 지자체는 배드타운보다는 산업단지를 유치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지역에서 반기지 않는다는 게 이번 신규 택지 공급 계획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발표한 택지지구에 투기 수요가 유입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막기 위해 다음 달 2일부터 택지 후보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상 거래, 불법 행위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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