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인 가족 뽐내기' 컨셉 바꿔
건설인 가족들이 직접 참가해 실력을 뽐내는 행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무대는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2층 대강당에서 펼쳐진 '불우이웃 돕기 2008 건설인 송년음악회'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건설인 송년음악회는 그 동안 유명한 초청 가수들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며왔다.
지난해에는 인순이를 비롯해 태진아, 박혜경, 박상민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무대를 달궜다. 2회째인 2006년에도 주현미, 현철 등과 난타 공연 등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번 무대는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아나운서 김동건, 권은경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건설 현장을 누비며 구슬 땀을 흘린 건설인과 그 가족들로 이뤄진 8개 팀이 중심이 돼 관중들의 흥을 돋웠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행사 비용도 절약하고 무엇보다 건설인들이 직접 출연해 '이웃사랑' 실천의 의미를 더하자는 차원에서다.
먼저 쓰리케이건설 주식회사의 김동천(56)사장이 남몰래 갈고 닦은 알토 색소폰으로 첫 무대를 달궜다. 중년의 취미생활을 위해 3년전 색소폰을 잡은 김 사장은 패티 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이 용의 '잊혀진 계절'을 전문 연주자 못지않은 실력으로 연주해 관중을 사로 잡았다.
김 사장은 "올 한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건설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며 "보잘 것 없는 실력이지만 오늘의 색소폰 연주를 통해 한 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설 공무원으로서 이날 무대에 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류영창(55) 기반시설국장의 알토 색소폰 연주와 현대엔지니어링(주) 황희수(52) 부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색소폰 앙상블도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건설인 자녀들의 무대도 깊은 감명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울트라건설(주) 우성하 부장의 아들 준범(고양지도초 6년)군의 독창과 대한건설기계협회 최상복씨의 아들 창연(서울 천동초 3년)군 등 10명으로 구성된 '밝은소리 중창단'의 어린이 국악 합창은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서울시 소년소녀합창단 단원인 준범 군은 올 초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 선창을 맡았던 실력을 과감 없이 발휘했다. 준범 군은 "제 음악을 통해 아빠 동료 분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뻤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KBS 초록동요제 최우수상, 올해 KBS 국악동요제 우수상을 수상했던 '밝은소리 중창단'도 국악에 동요를 접목한 퓨전식 공연으로 흥겨움을 더했다.
이어진 보컬 밴드의 공연은 겨울 밤의 정취를 더욱 짙게 했다. ㈜신흥건설 방석근 대표이사 등 6명으로 구성된 '어울터 밴드'와 한라산업개발 이석준 씨 등 6명으로 구성된 '뮤직 프렌즈'가 샌드 페블스의 '나 어떻해',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장윤정의 ‘장윤정 트위스트’ 등을 연주, 관중들을 추억의 시간대로 이끌었다.
올 6월 '기자가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이란 이름으로 가곡 앨범을 낸 아주경제 박정규 편집국장도 스페인 가곡 '그라나다(Granada)', 김원식 작곡의 '아무도 모르라고'를 열창, 가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전달했다. 초대가수 송창식씨와BMK(김현정)의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본 행사에 앞서 '이웃사랑' 실천을 위한 불우이웃 돕기 행사도 펼쳐졌다.
권홍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이 10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과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강석대 대한설비건설협회 회장, 정순귀 대한건설기계협회 회장, 오선교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송용찬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이철수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등 건설 단체장 및 건설업계 임직원 등이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쾌척했다.
또 건단련 소속 17개 단체들도 그 동안 단체 명의로 보냈던 축화 화환을 대신해 성금을 보태왔다.
이날 모금된 5000여만원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이 독자적으로 모금한 1억원 등 1억5000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인 가족을 비롯한 소외계층과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꿋꿋하게 훈련을 하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 시위진압시 부상한 전의경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권홍사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는 수많은 난관속에서도 꿋꿋하게 건설현장을 지켜준 건설인 여러분과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준 우리 건설가족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음악으로 나누는 이 마음이 하나가 돼 올해의 지난한 힘겨움과 움추렸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 다가올 새해는 벅찬 희망으로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어 "온갖 어려움을 헤쳐나가면 좋은 일이 이루어진다는 '과난성상'(過難成祥)이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건설인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와 강한 의지로 똘똘 뭉쳐 한국 경제를 선도해 나가는 '건설 코리아'의 깃발을 높게 들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