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32거래일 연속 순매도..."당분간 더 판다"

입력 2021-02-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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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29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조현호 기자 chohyunho@ (이투데이DB)

연기금 수급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기금 계정은 지난해 말부터 강한 매도세를 유지하면서 10조5000억 원 가량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기금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 계정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2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빠르게 돌파한 시점부터 연일 보유 물량을 정리하며, 현금화한 금액만 10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연기금 매도세는 자산배분 비중 조절에 기인한다. 연기금 계정은 국민연금, 기금·공제회, 국가·지자체, 국제기구, 공공기관 투자자를 포함한다. 연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자금운용 시 목표에 맞게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6.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비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2021~2025년)을 의결한 바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자산배분안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은 2025년 말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5%내외에서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12월 코스피200 수익률인 12.5%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17.3%)를 이미 초과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신흥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연기금도 국내주식 비중을 크게 높인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는 158조2000억 원 수준으로, 금융부문 내 19.6%를 차지했다.

이와 맞물려 국내외 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고, 전체 자산 중 채권 비중이 감소하자 국내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욱 늘어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기금의 비중 조절 성격의 순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치는 142조8000억 원인데, 여전히 이를 웃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노동길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레벨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단순 계산하면, 연말까지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는 30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 초 목표 비중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연기금 매도세는 5~6월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추가 매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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