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인적분할, “믿고 보유” VS “투자전략 설정 필요”

입력 2021-0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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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SK텔레콤의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SK그룹이 SK텔레콤을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이에 주가도 박스권에 머물며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3.99%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9.3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관련 업계와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올해 안에 SK텔레콤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기존 회사 주주가 보유 지분율대로 분할신설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하는 방식으로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서 SK하이닉스는 상법상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문제는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경우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규정이다. SK하이닉스가 자유롭게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유력한 해법으로 꼽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SK텔레콤은 현재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해 통과된 공정거래법 때문에 내년부터는 중간지주사도 자회사 지분을 최소 30% 보유해야 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10%가량을 추가로 사거나, 연내에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법 적용을 피하는 2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지주로 전환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한다는 뜻이다. 물적분할(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도 SK그룹이 고려할 수 있지만 지분가치 희석을 우려한 주주들의 반대는 물론이고, 통신사업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어 연내 지주사 전환이 힘들 수도 있다.

결국 인적분할 방식으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이후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할 후 SK텔레콤의 예상 합산 시가총액은 중간지주 15조 원, 사업회사 14조 원으로 29조 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인적분할을 안 하는 것이 문제일 뿐, 인적분할을 전제한다면 현 주가대에서는 무조건 매수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는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19조9846억 원)보다 약 9조 원이나 많은 수치다.

반면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인적 분할을 큰 호재고 보긴 어렵고, 장기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시가총액이 크기 어렵고, 중간지주사 역시 태생적인 한계로 높은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며 “우량 자회사 보유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중간 지주사의 경우 SK와의 합병 우려로 장기 저평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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