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단일화 제안에 흔들리는 부산시장 선거판…박형준 "개의치 않아"

입력 2021-02-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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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이언주, 물밑 협상 진행…박성훈은 유보
이언주 "내가 되겠단 걸 떠나서 힘 합쳐보자"
박형준 독주 체제 견제하며 책임 지적까지
박형준 "그럴 이유 있나 싶어…관계없다"

▲7일 오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기호추첨 결과 1번 박성훈, 2번 이언주, 3번 박민식, 4번 박형준 예비후보(왼쪽부터)로 나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본경선 판이 흔들리고 있다. 박민식 후보가 이언주·박성훈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큰 격차로 독주를 달리던 박형준 후보를 견제하려는 취지다. 이언주 후보도 이에 동의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박성훈 후보 역시 추후 합류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다만 박형준 후보는 굳이 단일화할 필요가 있냐며 자연스럽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9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단일화를 두고 “어제저녁부터 여러 번 전화를 주고받고 했다”며 “설날 전에 약간의 밀고 당기기가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전날 박민식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성훈, 이언주 예비후보에게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다"며 단계적 단일화 또는 원샷 단일화 등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각 후보와 어느 정도 물밑 협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25일 정도 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본다”며 “공약이나 노선 문제에서 두세 번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논의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단일화 제안에 이언주 후보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다 열어놓고 논의하자는 취지고 아직 그런 초기 단계”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꼭 내가 되겠다는 걸 떠나서 힘을 합쳐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더 문제가 많냐는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훈 후보는 단일화를 논의하겠다고 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성훈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재로썬 단일화 입장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조금 힘든 상황”이라며 “부산 시민에게 보여드릴 역량이 아직 많으므로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후보 의견이나 전략회의를 통해 고민하는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세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나온 배경은 박형준 후보의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함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7일부터 이틀간 부산시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형준 후보는 28.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언주 후보는 8.2%, 박민식 후보는 3.5%, 박성훈 후보는 2.2%로 나왔다. 세 후보를 다 합쳐도 박형준 후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박민식 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하며 박형준 후보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에서도 “우리는 들러리를 서려고 선거에 나온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부정부패에 맞설 후보라면 소극적으로 흠이 없는 후보를 찾는 게 아니라 부정부패 척결의 적임자다는 적극적인 징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 역시 이 같은 취지에 동의했다. 이 후보는 박형준 후보를 향해 “전체 야권진영 몰락에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분이 어떻게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을 무산시킨 장본인이 나와서 그걸 다시 하겠다고 말하는 게 설득력이 있냐”며 “선거 구도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형준 후보가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가덕도 신공항 반대에 앞장서는 등 부산 경제를 침체기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박형준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반박하며 단일화를 할 필요가 있냐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신공항이) 밀양으로 가려고 하던 것을 막자는 그 안에서 반대했고 밀양으로 갈 바에 미루는 게 낫다는 것이 내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에는 내가 청와대 특보를 할 때”라며 “정책에 제가 직접 연관이 돼 있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부산 입장을 많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후보 간 단일화를 두고선 “그럴 이유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며 “경선인데 또 그 안에서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니깐 자연스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경우라도 관계가 없다”며 “개의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민식 후보와 이언주 후보는 설 연휴 전 만나 협상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후 15일 시작되는 일대일 토론 과정을 통해 공약을 논의하고 늦어도 최종 토론이 끝나는 25일쯤에는 단일화 윤곽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후보는 단일화 참여를 추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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