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가능할까…국민통합위 “대선에 달렸다”

입력 2021-02-0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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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의원내각제 전환 개헌 공감대 있어
개헌, "현실적으로 불가능" vs "지금이 적기"

(이투데이DB)

박병석 국회의장이 올해 첫 임시국회를 열며 개헌을 외치고, 이를 위해 국민통합위원회도 마련했다. 개헌이 가능할지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정치권에서는 개헌을 두고 대선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여야 대권 판도와 유력 대선주자의 의중에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전망은 양극단으로 갈린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비관론과 지금이 적기라는 낙관론이다.

개헌은 앞서 20대 국회 때인 2018년에 여야 간에 활발히 논의된 바 있다. 대통령 권한 분산에 초점을 두고 논쟁이 일면서 야권에선 의원내각제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중임제 개헌안을 제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그에 맞춘 개헌안을 내면서 여야 정쟁의 소재로 소모됐다.

그러다 21대 국회 들어 박 의장이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재차 개헌론을 들고 나섰다. 항구적 협치를 위해선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동의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과거 야당일 때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개헌을 입에 올린 바 있다.

박 의장의 의중은 의원내각제라는 게 과거 20대 국회 때 개헌특별위원회 활동을 함께 한 이들의 전언이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정권 초기에 문 대통령이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내놓은 상황이라 민주당이 대통령제를 밀었지만, 지금은 말기인 만큼 논의만 본격화된다면 의원내각제 선호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지만 이는 개헌 논의가 시작돼야 성립되는 이야기다. 개헌은 추진될까. 박 의장의 의지로 구성된 국민통합위에 물었다. 의외로 전망이 갈렸다.

먼저 정병국 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과 같은 갈등구조의 원인은 대통령제에 있다. 1%만 이겨도 권력을 몽땅 가져가서 5년을 기다리게 되는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수밖에 없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그런 개헌이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 문재인 정권이 말기이기 때문에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민주당 주류인) 친문(문재인) 입장에서는 개헌을 통한 권력 분권화와 연정체제 구축이 안전핀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 민주당 주류인 친문계가 아닌 만큼, 친문 쪽의 유력 대권 주자가 등장하지 못하면 개헌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바람직한 체제는 의원내각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은 의원내각제가 많은데 장기집권을 통해 국정이 안정적인 데 반해 대통령제인 미국은 혼란을 겪고 있지 않나”라며 “요즘과 같은 복잡하고 다원화된 세상에는 의원내각제가 더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국민통합위원회 위촉식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이상돈 전 민생당 의원은 통화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정치전문가 대부분이 의원내각제가 바람직한 체제라고 보지만, 국민 여론이 의원내각제에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또 어쨌든 이 지사가 지지율상 독주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주당이 굳이 개헌에 의지를 보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관했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이 지사의 지지율이 빠지고 여야 대선 판도가 팽팽해진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는 있을 것”이라며 “20대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 국회 개헌특위의 분위기가 바뀐 것도 탄핵정국으로 민주당 집권이 확실시되면서 대통령제 옹호 친문 위원들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더라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국민 여론의 벽이 남아있고, 대선을 앞두면 여야 모두 각자의 유력 대권주자의 의중이 큰 영향을 끼칠 텐데 대권을 바라보는 이가 과연 의원내각제를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사례를 봐도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바꾸는 큰 권력구조 변화를 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개헌 여부는 대선 판도에 달렸다. 20대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재경 전 국민의힘 의원은 “차기 대선 향방에 따라, 여당이든 야당이든 질 것 같으면 실리적으로 개헌을 만지작거릴 수 있다”며 “하지만 한쪽이 집권할 것 같다면 개헌이 부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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