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방구석] 매일 아침 일찍 하루를 여는 ‘미라클 모닝’

입력 2021-02-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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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밖에도 못 나가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유튜브, 넷플릭스는 이제 지겹다고요? 여기 남다른 취미로 재밌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특한 취미로 가득한 '남다른 방구석'을 엿 보며 여러분의 일상도 다채롭게 꾸며보세요.

▲7년 차 직장인 지현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해 요가, 독서, 아침일기, 홈트레이닝 등 알차게 아침을 채우고 있다. (사진제공=이지현)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늘 힘들다. 특히 요즘 같이 날이 춥고 밤이 긴 겨울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요즘 부지런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벽 일찍 일어나 알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미라클 모닝'이 유행하고 있다.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무너진 일상을 되찾기 위함이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는 2016년 미국인 할 엘로드가 쓴 자기계발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할 엘로드는 저서에서 아침 일상의 사소한 변화로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 특수 교사로 일하다 현재 육아 휴직 중인 지에스더 씨 역시 '미라클 모닝'으로 삶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에스더 씨는 2018년부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4시에 일어나 고전을 필사하고, 경제 신문을 읽고 글을 쓴다. 주에 2~3번 산책도 한다. 그는 미라클 모닝을 통해 책도 3권이나 쓰며 어엿한 작가가 됐다. '엄마표 책육아', '하루 15분, 내 아이 행복한 홈스쿨링' 등 자신의 육아·독서 경험을 담았다.

▲에스더 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1시간 20분 정도 고전을 필사 한다. 요즘 필사하는 책은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소크라테스 회상록'이다. 필사 후에는 매일 경제 신문을 읽고 경제 공부를 하고, 7시께 산책을 하러 간다. (사진제공=지에스더)

에스더 씨가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건 둘째를 낳은 뒤 찾아온 육아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을 돌보기 위해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은 자신을 돌보기 가장 알맞은 시간이었다. 그는 "둘째를 낳은 뒤 마치 지하 100층에 내려가 사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육아는 아이만 잘 키우는 게 아니라, 엄마인 나도 잘 키우는 게 포함이더라"라고 말했다.

에스더 씨는 미라클 모닝 이후 찾아온 가장 큰 변화로 '자신감'을 꼽았다. 내 시간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자신감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었다고. "교사로 살 때도 난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육아할 때는 더 자신감이 없었어요. 하지만 아침 시간을 내가 제대로 쓰니 내 시간을 내가 주체가 돼 이끌어간다는 자신감이 차오르게 됐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 거에요."

▲지현 씨는 미라클 모닝의 장점으로 "어두운 새벽에서 밝아지는 아침에 맞춰 눈 부신 햇살이 방안을 비추는 순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이지현)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꼭 꼭두새벽부터 일어날 필요는 없다.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7년 차 직장인 이지현 씨는 매일 6시에 일어나 알차게 아침을 채운다. 매일 아침 30분간 요가로 몸을 깨우고, 15분 동안 명상으로 정신을 깨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아침 일기도 쓴다. 독서, 베이킹, 업무 관련 공부, 홈 트레이닝 등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양한 활동도 한다. 최근에는 '샤브레데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열어 브이로그 편집도 하고 있다.

지현 씨는 미라클 모닝 이후 "내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간에 내 삶을 맡기지 않고, 시간에 휘둘리지 않는 삶이다. 매일 아침 요가를 하면서 근육통이나 긴장성 두통, 소화 불량도 없어졌다. 아울러 정신적으로도 맑고 건강해져, 남들의 의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게 됐다.

▲2018년 '토지'를 시작으로 아침 필사를 시작한 에스더 씨는 두꺼운 필사 공책과 함께 두터운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제공=지에스더)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일찍 잠드는 게 중요하다. 지현 씨는 "모닝 루틴만큼 나이트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구랑 메시지 주고받다가 혹은 유튜브에 열중하다가 취침 시간을 놓치기 쉬우므로, 아침 기상 시간 알림 맞추듯 밤 취침 시간 알림 맞추기를 추천한다. SNS나 랜선 모임을 통해 매일 아침 일상을 공유하며 동기부여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에스더 씨는 미라클 모닝 시작 전, 자신을 돌아보고 아침에 무엇을 할지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간을 언제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에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미라클 모닝을 인증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 성취만 생각하기보다 '그 시간에 무엇으로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채울까'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에스더 씨는 "이런 시기일수록 사랑이 중요하다"면서 "우선 내가 먼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안아주고, 위로해주라"고 당부했다.

내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데 무리해서 미라클 모닝을 할 필요는 없다. 무리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기보다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일상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현 씨의 경우, 미라클 모닝을 처음 시작한 두 달 반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몸에 약간 무리가 온 뒤부터는 6시 기상을 실천하고 있다.

지현 씨는 "남들이 하라고 해서 하는 행동은 습관이 될 수 없다"며 "자발적으로 새벽에 기상하고자 마음이 들면 그때 한번 실천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너무 애쓰지 말자"며 책의 한 구절을 추천했다.

“갑자기 어두컴컴한 곳에 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동공이 확대되면서 어렴풋이 방 안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삶에 어떤 위기를 맞이했다면 일단 한 템포 늦추고 그 위기가 당신에게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 김혜남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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