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만 2조 넘는 셀트리온, ‘한국판 공매도 전쟁’에서 승리할까?

입력 2021-02-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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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기준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자료제공=한국거래소)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게임스톱’처럼 국내에서도 반(反)공매도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들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매도 금액이 많을수록 숏 스퀴즈(공매도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면서 주식을 급하게 사들이는 것)가 만들어질 때 공매도를 한 투자자의 손실도 커지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현재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2조598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313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3103억 원), 현대차(1948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이치엘비(3079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2024억 원), 케이엠더블유(1925억 원), 펄어비스(1184억원), 신라젠(786억 원) 순으로 많았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신라젠으로 9.07%에 달했고 롯데관광개발이 6.77%, 에이치엘비(6.52%), 케이엠더블유(6.13%), 두산인프라코어(5.04%), 셀트리온(4.56%), 국일제지(3.22%)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투연은 공매도와의 전쟁을 공식 선언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금액이 많은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과 연대할 뜻을 밝혔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대화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를 중심으로 헤지펀드와 ‘공매도 전쟁’을 한 것처럼, ‘kstreetbets(KSB)사이트’를 개설해 대응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지난 주부터 공매도 세력이 게임스톱의 공매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서로 연대해 대규모로 주식을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빌린 주식을 갚아야 하는 일부 헤지펀드 등에 막대한 손해를 안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파는 만큼 나중에 이를 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데 주가가 올라버릴 경우 파는 가격에 비해 사는 가격이 높아져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 대표는 “지금 당장 (매수를) 하겠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면서 “우선 개인 투자자 세력을 결집해서 회원들의 의사를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금지된 현재 집계되는 공매도 잔고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물량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선물을 매수하면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현물을 매도하는데, 이때 공매도를 활용한다.

이 밖에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해 3월 이전에 공매도했던 물량도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빌린 주식의 상환 기간은 상호 간 협의로 결정되는 것으로 정해진 만기가 없다.

하지만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실히 국내 투자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훨씬 조직화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미국과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국내에서도 공매도가 재개되면 게임스톱과 비슷한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은 (펀드 매니저들이) 남의 돈으로 몇천억 원씩 버는 월가 자체에 대한 분노와 함께 공매도가 과도하고 시세를 조정하는 데 대한 응징의 성격도 강하다”면서 “우리 나라도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처럼 응집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성격은 공매도 세력에 대한 분노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또한 게임스톱의 유통주식 수 대비 공매도 비중이 100%를 넘었던 것에 비해 국내 주식의 공매도 비중은 가장 높은 종목도 10%에 달하지 않는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 주체들간의 이익과 기대치가 크게 다른 만큼 뒤늦게 추격 매수로 손해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부분을 살펴서 신중히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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