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1~22일)에만 6조8533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6조3540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41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들 중에서 연기금의 매도규모는 압도적이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순매수 행진을 보여온 연기금은 6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에서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2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으며, 코스닥에서는 이달 11일부터 11거래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의 매도 행진 이유는 운용 계획에 따른 주식 보유비중 증가분 조절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전체 자산군에서 국내 주식의 비중이 줄었고, 연기금들은 추가 매수 여력이 생겨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후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식 비중이 연간 목표치를 크게 넘어섰다.이에 매도금액도 예년 대비 커졌다.
더욱이 올해 주요 연기금들이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전년 대비 낮춘만큼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의 주축인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지난해 말 17.3%에서 올해는 16.8%로 0.5%포인트 감소시켰다. 사학연금도 지난해 19.3% 목표 보유 비중 수치를 올해는 18.6%로 줄였다. 공무원연금공단도 2020년 말 국내주식 목표 비중 20.6%에서 2024년 말까지 12.2%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높았다는 점과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며 수익률이 낮아졌을 것을 감안하면 연기금들의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연기금이 계속해서 순매도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