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수출시장엔 기회와 위협 공존…효율적 전략 짜야”
글로벌 통상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내 수출 전략을 짜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자무역협정 재부상·그린 경제·환율 변화 등이 올해 수출 환경을 결정할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21년 국내 수출의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국내 수출이 크게 위축됐지만, 당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출경기확산지수와 수출전망 BSI도 모두 개선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글로벌 통상 레짐(가치, 규범 및 규칙들의 총합)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라 미국의 다자체제 복귀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한국을 비롯해 15개국이 참여한 메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재가입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를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는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경기 개선, 비대면 경제 활성화 등으로 국내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전 세계 수입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각국의 대규모 유동성 확대 정책,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출물가가 상승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그린경제’도 국내 수출전략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로 제시했다. 주요국 친환경 정책 강화 움직임이 통상 환경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1년 파리협정 적용, 유럽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전기·수소차 등과 같은 대표적인 친환경 산업 부문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 강화가 수출 확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탄소 배출량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 석유화학 등 기존 중후장대형 산업은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 리스크는 상존한다고 봤다. 미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절상)에 따른 손해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1285.7원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내림세를 지속해 최근에는 2018년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가 대폭 변화하면서, 산업별, 수출 대상국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바이오헬스, ICT 관련 산업의 수출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섬유 등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산업간 수출 경기 차별화 현상이 발생했다"라며 "올해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선 벗어나겠지만, 경제 및 산업 구조의 차이에 따라 국가별 경제성장률 회복 정도가 달라기 때문에 국내 수출 경기도 산업별, 수출대상국별로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재침체 및 수출시장 경기 악화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다자무역협정 재부상,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등 변화될 글로벌 통상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 △신성장·고부가 제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과 인력 양성 지원 정책의 확대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진을 위해 에너지·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등을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