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지역주민 아니어도 백신 접종 허용하자 "백신 러시"

입력 2021-0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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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백신 접종 대상에서 비거주자 제외 안 해
다른 주 주민·외국인, ‘백신 여행’
코로나 확산·지역 주민 피해 우려

▲미국 플로리다주 플랜트시티에서 13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백신 접종 조건에서 비거주자를 제외하지 않아 '백신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플랜트시티/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에 때 아닌 '백신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이 아니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하자 다른 지역 주민은 물론 외국인까지 몰려들고 있어서다. 백신을 맞으러 원정에 나선 사람들이 늘면서 감염 확산 우려에 주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23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접종 대상자를 지역 주민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플로리다로 ‘백신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플로리다에 별장을 갖고 있거나 단기 거주하는 다른 주 주민들이 플로리다로 향했다. 아예 백신을 맞으러 플로리다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있다. 캐나다 자가용 비행기 서비스업체 모멘텀제트의 자넬 브린드 부회장은 “당일치기 일정으로 플로리다로 여행하려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자가 몰려들면서 플로리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어서다. 마이애미 잭슨카운티 보건국 관계자는 “외부인들이 해변과 식당, 쇼핑몰 등에 모여들면서 바이러스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여행자들 때문에 정작 지역 주민들이 백신 접종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란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마이애미 시민들보다 먼저 백신을 맞는 것에 반대한다”며 “모든 법적 수단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방문객 대부분은 백신 여행자들이 아니라 단기 거주자들”이라며 “백신 때문에 오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백신 접종 목적으로 플로리다에 오는 사람들은 막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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