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좇다 쪽박 찰라, 금융당국 경고에도 주식 리딩방 활개

입력 2021-01-14 12:43수정 2021-01-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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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가 금융투자업자 홈페이지 및 광고글 적발 현황.

#. ‘3일간 VIP 무료체험’, 김지석 씨(가명 32세)는 속는 셈 치고 리딩방에 가입했다. 추천해준 몇 개 종목이 수익을 내자 유료 회원으로 전환했다. 추천받은 A의 매도 시기를 묻자 “월요일에 더 오른다”는 말에 기다렸다. 지정해준 매도일, 주가는 급락했다. “손실이 났다”고 운을 떼자 운영자는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하는 거다. 그런 식으로 말할 거면 혼자 투자하시라”라고 쏘아붙인 뒤 잠적했다.

#. 이지영 씨(가명 29세)는 오전 9시부터 3시 30분 사이 문자 폭탄에 시달린다. 지난해 11월, 주식에 입문하면서 구독했던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면서부터다. ‘고급 정보를 원하는 분은 댓글’이라는 말에 의심 반, 호기심 반에 연락처를 남겼다. ‘1:1 맞춤형 서비스’는 월 50만 원. 한 달만 하려고 했더니 제일 짧은 게 3개월, ‘선불’이란다.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번호를 바꾸면서도 끈질기게 전화가 온다.

유례없는 증시 활황에 ‘동학개미’를 노리는 이들이 있다. ‘고수익’, ‘원금보장’ 등을 내걸고 투자를 권유하는 주식 리딩방(무인가·위장 금융투자업체)들이다. 오픈 채팅방에서 유튜브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14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증시 활황을 틈타 유사투자자문업자와 함께 일반인들의 불법 ‘주식 리딩방’ 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센터장’, ‘애널리스트’ 등으로 지칭하면서 주린이를 유혹하고 있었다.

대부분 주식 리딩방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단체 대화방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뒤, ‘프리미엄 정보’라는 미끼로 비싼 유료회원 가입을 유도한다. 금융위는 “주로 채팅방, 문자 등을 통해 고수익을 홍보하고 유료회원 가입을 유도하지만, 전문성 결여로 인한 투자 손실, 허위·과장 광고, 이용료 환급거부 등 불법·불건전 행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미들을 울리는 수법은 더 치밀해졌다. 주된 피해 유형은 과도한 위약금을 빌미로 한 해지 거부다. 이른바 ‘수수료 먹튀’도 대표적인 사례다. 문자메시지와 SNS 등으로 업체 측과 원활히 소통되다가 이용요금 납입이나 환불 요구 뒤에 연락이 끊기는 경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주식 초보자를 뜻함)를 대상으로 먹잇감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가짜 ‘HTS’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사설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내려받도록 유도한다. 이후 투자금 입금을 요구하거나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속인 뒤 출금을 요구하면 투자금 환급을 미루다가 편취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회사라면 메신저 등을 통해 사설 HTS를 배포하지 않는다”며 “SNS나 이메일로 사설 HTS를 전송받는 경우 투자금 손실뿐 아니라 해킹이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도 볼 수 있다며 절대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작전주로 의심되는 종목 매수를 부추기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주요 대상은 주로 동전주나 이른바 잡주들이 대부분”이라며 “거래량이 적거나 부담 없는 가격의 종목을 중심으로 해야 몇천 명의 사람으로도 시세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업체에서 여러 리딩방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 빈번하다”며 “한 방에서 ‘매수’ 신호를 보내놓고 다른 방에선 ‘수급이 몰린다’하고 부추기고, 또 다른 방에선 ”보셨죠, 저희만 믿고 따라오세요“라며 현혹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 누리꾼은 주식 커뮤니티에 리딩방 피해 사실을 올리면서 “○○클럽 유료회원인데 추천 종목 A를 팔려고 하니 지금은 못 팔게 했다. 기다렸더니 폭락했다”며 “아무래도 운영자는 주가 높여놓고 자기 것만 챙긴 것 같다”며 글을 올렸다.

한편, 지난해 3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주식매수추천 스팸 메시지로 인한 투자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스팸 문자 신고현황을 시장경보제도에 편입한 바 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스팸문자 종목 데이터를 유사투자자문업체, 리딩방, 각종 SNS 등을 이용한 신종 불공정거래 감시 활동과 테마주 모니터링에 활용할 방침이다. 또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스팸문자 데이터를 포함한 각종 분석정보를 폭넓게 활용해 불공정거래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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