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부양의무제 전격 폐지…"방배동 모자 비극 막는다"

입력 2021-01-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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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과 장애인과가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전 방배동 김씨 등 가난 때문에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걸림돌이었던 '부양의무제'를 전격 폐지한다.

서울시는 1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ㆍ지원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대 종합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기본 축은 ‘기존 복지제도 개선', '촘촘한 취약계층 발굴 강화를 위한 시스템 개선과 주민참여', '현장인력의 역량 강화’ 등 3대 분야(발굴ㆍ지원ㆍ개선) 총 9개 세부 개선과제로 추진된다.

서울시 부양가족 있어도 지원

서울시는 부양의무자 제도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전국 최초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 정부가 내년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로 한 것보다 빠른 조처다. 서울시는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과 재산 기준만 충족하면 생계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위원회 심의가 완료되는 즉시 폐지한다. 서울시는 이르면 4월께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서울시는 내년 전면폐지 예정인 국민기초생활보장(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도 조기에 폐지되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 가구가 증가해 사회복지 안전망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기 가구 찾아라"…복지 사각지대 해소 노력

서울시는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을 개선한다. 지난해 '방배동 모자 사망' 사례처럼 공공의 지원을 받고 있더라도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위기 가구를 조기에 발굴해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서울 시내 위기 가구를 위기 정도에 따라 1~4단계로 설정해 자치구가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다. 자치구는 각 위기 단계별로 계획을 수립하고 월 1회에서 연 1회까지 방문 모니터링을 한다. 위기 가구는 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받는 신규 대상자(수급탈락자, 공과금 체납자 등)와 공공지원으로 제외됐던 기존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모두 포함시킨다.

서울시는 또 코로나19로 대면 돌봄이 제한되면서 사회적 고립 위험도가 높아진 노인 가구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비대면 ‘스마트 복지발굴시스템 3종’(△취약어르신 IoT 안전관리 솔루션 △스마트플러그 △안심서비스 앱)을 도입한다. 예컨대 전력사용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일정 시간 없는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해서 대응하는 방식이다.

'돌봄SOS서비스' 기준 완화…"지역 주민이 위기가구 발굴"

이번 대책으로 '돌봄SOS서비스'의 이용자 기준이 완화된다. 노인과 장애인, 만 50세 이상에게 가사ㆍ간병, 식사 지원, 동행 지원 같은 긴급돌봄서비스 이용 폭이 넓어진다. 비용 지원 자격확인을 위한 소득조회에 시간이 걸리거나 애매한 경우 ‘선지원 후검증’을 적극 시행한다.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총 11만 명의 주민 복지공동체를 '명예사회복지공무원'과 '이웃살피미'로 통합해 운영한다. 동네와 이웃 사정을 잘 아는 지역주민들이 위기가구 발굴 주체로서 실효성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동 단위에 구성된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컨트롤타워가 돼 총괄 운영한다.

주민공동체 활동과 함께 일상적인 거리순찰도 강화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거리로 내몰리고 노숙자가 된 취약계층을 발굴하기 위해 거리순찰ㆍ상담 인력도 현재 2개 자치구(중구ㆍ영등포구) 23명에서 14개 자치구(중랑ㆍ서초ㆍ강남구 등) 46명까지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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