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수 급감에 나랏빚 급증, 브레이크 풀린 재정

입력 2021-01-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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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가 세금수입은 크게 줄고 나랏빚이 급증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내놓은 1월 재정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앙정부 채무가 826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수는 부진한데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재정이 거듭된 결과다.

작년 1∼11월 정부의 총수입은 437조8000억 원이고, 이 중 국세수입은 267조8000억 원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8조8000억 원(-3.2%) 줄어든 규모다. 3대 세목(稅目) 가운데 소득세만 86조5000억 원으로 8조5000억 원(10.9%) 더 걷혔다. 반면 법인세가 54조1000억 원으로 16조4000억 원(-23.3%), 부가가치세는 64조1000억 원으로 4조1000억 원(-6.0%) 감소했다. 계속된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가 덮쳐 기업실적이 급속히 악화하고 소비가 크게 후퇴한 영향이다.

이 기간 총지출은 501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조8000억 원 늘었다. 네 차례의 추경 탓이다. 불가피한 팽창 재정이었지만 적자국채 발행으로 채무가 급증했다. 사회보장성 기금을 빼고, 실질적 나라살림을 보여 주는 재정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가 지난해 11월까지 98조3000억 원 적자였다. 국가채무가 한 해에 100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2019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49조5000억 원의 갑절로, 재정위기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나랏빚은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고삐가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양상을 감안할 때, 당분간 국내외 경제 여건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지출만 늘어나는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여당은 4월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반대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밀어붙이면 결국 밀리고 말 것이다.

올해도 추경 편성이 예고되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려면 모두 적자국채를 찍어 조달해야 한다. 국가채무 적정 비율의 마지노선으로 삼아 왔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는 이미 깨졌고, 올해 50%선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국가채무가 1000조 원을 넘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무한정 나랏빚만 늘려 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 다른 선진국보다 채무비율이 낮아 아직 문제가 없다는 여당의 주장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경제부총리가 경고했듯, 나랏빚은 국가신용을 끌어내리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다. 무엇보다 법인세가 급격히 줄어드는 세수 구조의 심각성부터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들의 활력이 추락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이 나라에서 기업하기 힘든 법들만 자꾸 쏟아내고 있다. 들어올 돈줄을 말리면서 무작정 돈 쓰는 일에만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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