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얼마나 가난하냐 묻기 전에 누가 위급한지 찾아야"

입력 2021-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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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활고로 인한 비극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을 재검검하고 ‘먹고사니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공공부조’가 미비하고, 자격요건이 엄격하다는 점을 고질적인 문제로 꼽는다. 보장 수준도 낮고,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단발성으로 그쳐 ‘땜질식 처방’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일 “몇 달 내지는 1년에 이르는 장기적인 사회보장제도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득상실을 막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직업연계 시스템’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이나 정부가 나서 직원이 회사를 관두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고용 연계를 위해서는 개인이 나서야 했지만 기업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원치 않은 휴직 기간에도 생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사고 등으로 소득을 상실한 사람을 빠르게 분류할 수 있는 ‘실시간 소득파악 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은 실시간 소득 파악 정보연계(RTI) 시스템의 소득 데이터로 모든 사회보험료 통합 징수, 실업급여 지원한다. 실시간 소득파악 체계가 마련되면 수급자가 신청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위기를 감지해 정부가 조기에 개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은 “복지 현장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갑자기 위기에 처한 사람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가 논의되면서 실시간 소득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다”면서 “정부가 추진 중에 있지만 속도가 빠르진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오늘날 한국, 그것도 서울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것은 슬픈 자화상”이라며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상황에 맞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생활고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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