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작가가 1984년 10월 28일 찍은 송파구 오금동의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역사박물관은 故 김기찬 사진작가의 유족으로부터 필름 10만 여점과 사진, 육필원고, 작가 노트 등 유품을 일괄 기증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김 작가는 1968년부터 2005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간 서울의 변화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의 달동네에서 시작된 ‘골목 안 풍경’ 사진집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이다.
60년대 말 우연히 들어선 중림동 골목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꼈던 김 작가는 골목을 주제로 삼아 도화동, 행촌동, 공덕동 등의 풍경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고도성장시기 급변하는 서울의 모습이 아닌 후미진 골목으로 시선을 가져간 사진작가는 그가 처음이다.
사진과 필름들을 보관해왔던 유족들은 김 작가의 사진들이 서울의 소중한 기록으로 보존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히며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필름 중에는 사진집이나 전시회에서 공개되었던 ‘골목 안 풍경’ 사진들은 물론 개발 이전의 강남 지역과 서울 변두리 지역의 사진 등 미공개 자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김 작가의 자료들을 박물관 수장고에 영구 보존할 예정이다. 10만 여점에 달하는 필름들은 올해부터 디지털화하고 색인하는 작업을 거쳐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김기찬 작가의 사진은 도시 서울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기록자료로서도 풍부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