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면론 한발 뺀 민주당… 이낙연 “국민 통합 이루자는 제 오랜 충정”

입력 2021-01-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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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론을 꺼내 들었으나 민주당은 사실상 한 발 빼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3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는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적 공감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대해 “반목과 대결의 진영정치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 급선무를 해결해야 하는데 국민의 모아진 힘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국민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사면 건의 결심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번 사면을 건의한 배경과 이유를 설명했다. 최고위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당원들 뜻을 따르기로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에 대해서는 국민통합을 위한 충정에 비롯된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국민과 당원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는 촛불 정신을 받들어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하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당원들과 국민들 중에서 당사자의 반성이 있어야 사면을 건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다”며 “지금부터 국민과 당원들의 뜻을 잘 경청해나가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사전 논의 없이 이 대표가 사면론을 언급한 것에 대한 양해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국민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이 확정돼야 특별사면 요건이 성립된다는 점에서 그 이후에야 본격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면론 자체는 일축하지 않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이번 사면에 대해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사면권을 지닌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며 “두 가지 이유로 반대한다. 첫 번째, 두 사람의 분명한 반성도 사과도 아직 없다. 두 번째, 박근혜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초선 의원인 김남국, 김용민 의원도 사면론에 반대했다. 김남국 의원은 “과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서 보듯이 반성 없는 사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면은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친일과 독재의 세력이 잠시 힘을 잃었다고 쉽게 용서하면 힘을 길러 다시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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