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한 者'와 '분산한 者' 승자는?

입력 2008-12-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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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펀드 vs 거치식펀드 사례 분석

#전문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두 사람이 있다. A씨는 가지고 있던 목돈을 한 번에 거치식 펀드에 투자했고 B씨는 매달 일정액을 적립식펀드에 투자했다. 같은 대상에 투자 유형을 달리한 이 두 사람의 펀드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본문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펀드투자자들의 고민이 늘고 있는 요즘이다. 12월 현재 설정액 140조원인 주식형펀드가 순자산총액은 80조원에 머무르며 큰 손실을 기록중인 것을 비롯해 국내주식형, 해외주식형, 섹터펀드 등 모든 유형이 전례없는 폭락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대상과는 별개로 하락하는 대책없는 장세에서 투자 유형에 따른 펀드수익률은 어떠한 차이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이들 역시 유형에 관계없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을까?

대우증권이 거치식펀드와 적립식펀드 모두 기준가 1000원에 투자를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수익률을 비교해보았다. 적립식은 매월 10만원씩 펀드에 투자하며 투자기간의 제한 없이 계속 적립한다고 가정했고 수익률은 평균매입단가를 이용해 계산된 누적 수익률이다.

거치식과 적립식의 비교우위를 위해 펀드의 기준가가 상승이나 하락시에 나올 수 있는 6가지 대표적인 사례로 나눠보았다.

하락, 상승, 1년 하락 후 상승, 1년 상승 후 하락, 하락 후 상승과 하락반복, 상승 후 하락과 상승 반복이 그것이다.

그 결과를 1년후, 2년후, 3년후의 수익률로 요약한 결과 적립식과 거치식이 사례별로 뚜렷한 성과 차이를 보였다.

주목되는 점은 펀드의 기준가가 하락하는 시기에 가입한 경우는 기준가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상관없이 적립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펀드 기준가가 상승 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조정을 받는 구간에는 적립식과 거치식이 반복하며 우세를 보였다.

많은 경우 적립식이 거치식보다 우세하다는 결론이다.

실제 펀드 중 운용기간이 3년 이상이며 주가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A펀드의 최근 2년 수익률은 거치식과 적립식이 각각 -8.02%, -22.18%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2006년 말에 가입한 펀드 투자자는 평균매입단가를 올리는 부정적인 적립식 효과로 인해 더욱 수익률이 저조했다.

하지만 기준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07년 11월말에 A펀드를 가입했다면 1년 수익률은 거치식 투자가 -35.8%이지만 적립식 투자는 -24.3%로 11.5%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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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펀드들도 살펴보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에프엔가이드가 운용기간 3년 이상,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대상으로 설정액 상위펀드들의 거치식과 적립식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았다.

적립식의 경우 매월 1일, 10만원씩 적립한 것으로 가정했으며 화폐의 시간가치나 기회비용 등 다른 사항을 배제하고 단지 일정 금액을 한 번에 넣었을 때의 수익률을 계산했다.

우선 조건내 설정액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된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 1(A)'의 경우 2004년 11월 1일 이후 거치식과 적립식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93.69%, 9.65%로 큰 차이가 발생했다.

하지만 기간 수익률로 비교할 때는 3, 6, 9, 1년까지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 1(C-A)의 경우도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거치식이 앞서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했던 1년까지의 기간 수익률은 적립식이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펀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지금이 바로 적립식 투자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적립식 투자가 매입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로 주가 하락기에 유용한 투자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 효과가 얼마나 우세한가에 대해서는 막연하기만 했다.

하지만 여러 사례를 살펴본 결과 최근과 같은 급등락장에서는 단기 수익률을 노리고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립식 투자로 반등을 대비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위원은 “항상 적립식 투자가 우세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현재와 같이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이며 하락하는 시점이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 최소화하고 반등시기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투자를 이용한 장기투자가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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