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거리 노선 키우는 LCC…‘포스트 코로나’ 생존 모색

입력 2020-12-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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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A “LCC의 장거리 운항으로 국제선 네트워크 변화할 것”

▲에어부산은 차세대 항공기 A321LR. (사진제공=에어부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장 변화와 다가오는 업계 재편을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차세대 항공기인 ‘A321LR’을 투입해 중거리 노선인 방글라데시 다카 노선을 이날 운항한다.

‘A321LR’은 항속거리가 약 7400㎞에 달하며 신형 레이더 등 최신 항법 장치와 신형 엔진이 장착돼 있어 중거리 중심의 노선 네트워크 확장에 용이하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항공기 도입에 착수한다.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내년 말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항공기는 기존 보잉737-800 항공기보다 6000㎞ 이상 항속거리가 늘어난 최대 1만1750㎞까지 운항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추후 호주 시드니를 포함해 크로아티아, 호놀룰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도시에 취항할 계획이다.

LCC인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이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대형항공사들이 운항했던 중장거리 노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대형항공사(FSC)의 영역이던 중장거리 노선에 LCC가 뛰어드는 것은 국내만이 아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보잉 787을 활용해 호주, 동남아 등 중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2022년부터 출범할 계획이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항공업계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항공컨설팅업체 CAPA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장거리 노선에서 비즈니스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LCC의 장거리 노선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APA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화상 회의 증가와 기업의 비용 절감 등으로 비즈니스 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FSC 중심의 장거리 노선의 구조가 변할 것”이라며 “LCC가 장거리 노선 시장에 나오면서 국제선 네트워크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통합 LCC 출범 등 업계 재편 앞두고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LCC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통합 LCC로 출범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에어버스 A330-300 도입을 위한 구매의향서(LOI) 체결은 새롭게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시장의 선두에 서기 위한 차별화된 영업 전략의 첫걸음”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LCC가 중장거리 노선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상황이 심화하면서 국제선 회복 시기가 불투명한 탓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교통연구원(KOTI) 등은 항공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2~2024년은 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계가 회복될 때까지 LCC들이 버틸만한 재무 여력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LCC가 매출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내년 상반기를 넘지 못한다”며 “유상증자로 현금을 마련한 항공사도 안도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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