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주호영 잘못 아냐…힘의 폭력에 불가항력”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최근 정치권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의원들이 재신임하면서 주 원내대표는 사퇴하지 않을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위원총회에서 “의원들께 거취를 일임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강행 처리와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 강제 종료를 막지 못하는 등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함으로 보인다.
회의에선 주 원내대표가 빠진 상태로 재신임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권영세 의원에 따르면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며 “박수를 치고 끝냈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더 큰 쇄신을 하자 했다”며 “그렇게 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이런 저런 얘기가 있어서 일임하겠다고 하고 나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도 주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선 주 원내대표 잘못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힘의 폭력에 불가항력으로 당하면 피해자가 자리를 내놓게 되는 것”이라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건데 왜 피해자가 굴복해야 하냐”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지금 민주당이 일방적,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교체한들 뭐가 달라지냐”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배려와 양보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선 방법이 없다”고 주 원내대표 재신임에 대한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6월에도 취임 한 달 만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재신임을 수용해 원내대표 자리로 돌아왔다. 의원들의 이번 재신임 결정에 따라 주 원내대표는 직을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