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 내걸고 잇속 챙긴 로빈후드…SEC와 벌금 710억 원 합의

입력 2020-12-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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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 가격 높여 고객에 부담 전가”
로빈후드 이용자들 3년간 3410만 달러 손해

▲미국 증권 거래 앱 로빈후드가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FOF)로 거둔 월간 매출 추이. 단위 100만 달러. 2020년 9월 6300만 달러(약 690억 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증권 거래 앱 로빈후드가 거액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다. 투자자들에게 최선의 주식 거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로빈후드가 해당 의혹에 관한 조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6500만 달러(약 710억 원)의 벌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가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증권사보다 조건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SEC와의 합의를 위해 로빈후드는 60일 이내에 독립 컨설턴트를 고용해야 한다. 컨설턴트는 로빈후드의 정책이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무를 어떻게 다루는지 검토한다.

로빈후드는 2018년까지 수익 창출 구조를 제대로 밝히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공개했다. 로빈후드는 고객들의 주식거래 주문을 대형 증권거래회사에 넘기고 보상금을 받는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FOF)로 수익 대부분을 올리고 있다.

고객이 아닌 제3자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인데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아 고객들에 부담이 전가됐다. SEC는 로빈후드 고객들이 2016~2019년 3410만 달러를 더 낸 것으로 추산했다. 스테파니 아바키안 SEC 규제 담당자는 “로빈후드가 실제 거래 비용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로빈후드는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는 과거의 관행에 관한 것으로 오늘날의 로빈후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수백만 명의 투자자가 첫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로빈후드의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로빈후드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빈후드는 누구나 쉽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이번 달 기준 가입자 수가 13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규제기관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SEC는 9월부터 PFOF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고, 전날에는 매사추세츠주 정부가 로빈후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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