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1년 'SKT만 好好'

입력 2020-12-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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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맹’, 경쟁 관계로 재편되면서 시너지도 흐릿

▲지난달 SKT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T)

SK텔레콤과 카카오 간 지분 맞교환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 상승에 SKT는 두 배 이상의 차익을 봤지만, SKT의 주가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는 탓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T의 3분기 보고서에서 카카오의 장부가액은 7936억6300만 원이다. SKT가 보유한 카카오의 지분은 2.5%로 평가 차익만 5000억 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SKT 순이익의 58%에 달한다.

카카오의 주가가 올해 고공행진한 데 반해 SKT의 주가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증시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도 SKT를 비롯한 통신주는 오름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보유한 SKT의 평가 손익은 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 취득 금액 대비 변동이 없는 상태다. 2분기에는 오히려 342억 원가량의 손해를 반영해 장부가액이 2673억 원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SK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가 본격 추진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회사 중 첫 번째로 ‘원스토어’가 내년 하반기께 IPO를 마칠 예정이다. SKT는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IPO 추진 담당’을 신설하는 등 자회사들의 IPO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SKT와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말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발표하고, 11월 이를 단행했다. 일명 ‘3000억 혈맹’이었다. SKT는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로써 SKT는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됐다.

1년이 지난 지금, 양 사의 관계는 협력에서 ‘경쟁’ 쪽으로 기울었다. SKT가 올해 10월 모빌리티 사업단 분사를 결정하면서다. 이달 말 SKT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T맵을 기반으로 한 ‘티맵모빌리티’ 신설 법인을 출범시킨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2015년부터 카카오택시, 대리운전, 주차장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SKT의 ‘티맵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 간 인력 유치 경쟁도 가시화해 라이벌 구도가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와의 협력이 느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T는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 눈을 돌려 아마존, 우버 등과의 협력에 힘썼다. 카카오와의 지분 맞교환 이후 △웨이브에서 카카오TV 드라마 시청 △아이폰12 공동마케팅 등 성과는 있었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AI 분야에서의 협력은 부재하다.

SKT 관계자는 카카오와의 시너지에 관해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예정된 협력 건이 있더라도 이달 초 조직개편 이후 새로 팀이 꾸려지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맹에서 경쟁 구도로 관계가 재편된 데 대해서는 “기업 경영 환경은 매 순간 변하기 마련”이라며 “변화된 환경 아래서 협력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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