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반중단 상태'인데 회사측은 '모르쇠'
대림산업이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리에 짓고 있는 한 아파트가 전체 983가구 중 14가구만 계약되는 최악의 미분양 사태 속에서 결국 공사 중단에 돌입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대림산업 본사는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확인한 사실들마저 부인하면서 "공사는 진행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그 의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기자가 찾은 '조치원 신안 e-편한세상 아파트' 건설현장은 다른 현장과는 달리 정문 게이트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굳게 닫혀 있었다.
한시간 가량 지켜봤으나 자가용 차량 몇 대 외에는 이곳을 드나드는 공사차량은 전무했다.
아파트 계약희망자임을 가장해 현장을 들어갈 수 있었다. 대림 측의 말처럼 일부 동에서는 분명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림 측은 이미 내부적으로 2년간의 공사 중단 방침을 정했으며 골조공사만 마치고 공사를 전면 중단하기 위한 마무리 절차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었다.
실제로 공사현장 관계자는 "현재 몇 개 동은 이미 공사가 중단됐고 다른 몇 개 동은 이 달 말까지 골조공사만 마무리 짓고 공사를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연기군청 건축 담당자 역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분양이 워낙 안되다 보니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안리 K 공인중개사 관계자도 "행정도시 후광효과를 노렸지만 분양이 저조해 골조공사만 한 상태에서 공사가 멈춰있는 상태"라며 "언제 공사를 재개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경기가 너무 안 좋아 빨리는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신안 현장 주변에서 '공사가 중단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잘못된 것"이라며 "공사는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계약자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대림산업 측은 "서민들에게 주택 구입이 큰 일이기는 하지만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설현장 주변의 한 편의점 대표는 "주변이 대학촌이고 대림산업이라는 널리 알려진 건설사가 들어온다고 해서 편의점을 차렸는데 공사가 중단됐다는 소식에 걱정이 태산같다"며 "대림 측이 공사를 2년 정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계약자 일부에게 위약금을 물어줬다"며 "말썽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조치원 신안 e-편한세상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0∼20층, 12개 동 규모로 ▲115㎡ 271가구 ▲129㎡ 253가구 ▲130㎡ 69가구 ▲157㎡ 158가구 ▲158㎡ 116가구 ▲181㎡ 116가구로 구성됐다. 입주는 2009년10월 예정이다.
◆ 조치원 '신안 e-편한세상' 공사현장. 공사 중단으로 인해 정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이트가 문이 닫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