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테크기업 왜 서두르나? 임박한 '아마존 상륙'에 대비해야

입력 2020-12-14 08:20수정 2020-12-1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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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기업의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확산된 결과다.

백화점에서는 직접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입은 듯한 거울을 통해 가상현실(VR)을 제공하고 이커머스에서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빅데이터화해 상품을 제안한다. 음식 주문 역시 키오스크를 통해 무인 주문이 보편화됐고 배달과 음식 제조의 일부 영역에 로봇이 투입된다. 이른 바 ‘R-테크(Retail-Tech)’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R-테크의 확산은 소비패턴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18년 첫 100조 시장을 넘어섰고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시장규모가 급증해 어느새 160조원을 바라볼 만큼 성장했다. 국내 식품시장도 음식배달 서비스 등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로 발전하게 되면 푸드테크 시장규모가 2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아마존이 시애틀에 문을 연 ‘아마존고 식료품 매장’. 시애틀/로이터연합뉴스
특히 내년에 국내 온라인 소비 시장은 지각변동이 예고돼 있다. 빅테크 기업으로 불리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임박해서다. 아마존은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테크 경영을 고도화한 아마존의 진출은 R-테크 걸음마 단계인 국내 기업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아마존은 전세계 산업계에 '리테일 테크'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미국 아마존이 2016년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 문을 연 '아마존고'는 겉으로는 평범한 매장이지만, 계산대가 없는 완전 무인매장이다. 아마존앱을 통해서 입장이 가능하고,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물건을 고르고 나오기만 하면 자동 센서와 모바일 앱이 알아서 계산해준다. 오프라인 공간에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온라인 고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취합한 고객 DB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도 끌어올리는 리테일 테크의 총 집약체다.

더욱이 아마존은 비대면과 온라인 기술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산업에 뛰어들면서 산업생태계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을 시작으로 슈퍼마켓뿐 아니라 식품, 의류, 배달, 의약품, 화장품, 전자제품, 은행업 등 손대지 않는 업종이 없을 정도다.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를 2021년까지 최대 3000 개로 늘릴 것을 검토중인데 이 매장은 소매점 기능 이외에도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을 파는 간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커피전문점 등 관련한 모든 소매점포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아마존과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곳이 중국 알리바바의 해보 역시 국내 이커머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회원제 신선제품 매장인 ‘허마셴셩’을 인수한 후 "냉장고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슬로건 아래 중국에 유통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모바일 앱으로 식재료를 사면 30분도 안 돼 집에 배달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면 일반 슈퍼마켓처럼 보이지만, 무인계산대로 운영되고 제품 포장과 운반이 전부 기계화돼 있다. 무인점포와 물류센터를 결합한 온오프라인 융합 유통모델인 셈이다.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공룡의 등장으로 롯데온과 SSG닷컴 등도 빠른 배송과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테크전략으로 무장하며 내년 이커머스는 빠른 배송과 다양한 제품 확보를 넘어 본격적인 기술 전쟁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전태유 세종대 유통산업학과 교수는 “유통기업이 제품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한국형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등장을 위해선 서비스나 제품 구매력 외에 고도의 기술력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기술력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기업이 MZ세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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