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中企에 기술 무료 개방…ESG 경영 속도

입력 2020-12-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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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술, 경쟁사에 공유하기도…공유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서린동 사옥 전경 (뉴시스)

SK그룹사가 보유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한다.

경제적 가치(EV)를 증대하기 위해선 기업이 이윤 창출에만 매달리는 대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SV)를 창출해야 한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SK그룹사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술 공유는 SK의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따르면 SK의 기술을 중소기업에 무상이전하는 ‘산업통상자원부-SK기술나눔’이 공고됐다.

이는 지난달 25일 산업부와 KIAT, SK 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기술나눔 업무협약’을 맺은 뒤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플래닛, SK실트론 등 5개 사가 동참하며 반도체, 이동통신, 화학·조성물 등 관련 기술 271건을 제공한다. 이 중 소재부품 분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반도체 관련 기술이 111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KIAT는 연구·개발 인력, 지식재산권 등 핵심기술 능력과 보유한 기술과의 연계방안, 사업 계획 등 사업화 능력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나눔기술을 이전받을 기업을 선정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주축이 돼 그룹사 차원의 기술 나눔을 결정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의 기술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경쟁사에도 공유하고 있다.

전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친환경 용기 사용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 용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공유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단기적으로 사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음에도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경영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추진할 것을 지속해서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10월 열린 ‘2020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라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 경영은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다.

최 회장은 이달 5일 열린 ‘베이징 포럼 2020’에서 “인류의 위기 극복을 위해 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ESG 경영으로의 근본적 전환,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측정ㆍ평가 수단의 진화, 공감에 기반을 둔 사회적 포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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