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파트 입주 22만7800가구로 16% 급감…서울 2만7000가구 불과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다. 전세난 여파로 주택을 사려는 신규 수요는 몰리는데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 집값이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22만7836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8년 38만5250가구 규모에서 지난해 33만6182가구에 이어 올해 27만996가구로 해마다 급감하는 추세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4만3157가구(16%) 더 빠지게 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12만8993가구, 지방에서 9만8843가구가 공급된다.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2만7018가구에 불과하다. 경기는 8만6648가구, 인천은 1만5327가구가 입주한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1만6514가구로 가장 많고 부산이 1만5889가구로 뒤를 이었다. 그 외 다른 지역들은 모두 연간 입주량이 1만 가구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40% 넘게 급등한 세종시의 내년 공급량은 7668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 중인 울산은 851가구로 제주(644가구)와 함께 연간 입주량이 1000가구도 안 된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세종과 부산 등 지방 대도시까지 전국의 집값 상승장이 나타난 와중에, 내년엔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주택시장이 한층 더 과열될 수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는 하반기보다 공급량이 적기 때문에 집값이 즉각적으로 현재보다 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입주량은 9만7903가구로 하반기(12만9933가구)보다 3만2000가구 넘게 적은 수준이다.
반면 내 집을 장만하려는 신규 매매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나타난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한시라도 서둘러 집을 사려는 실수요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방이 지난달 308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2134명으로 69.1%에 달했다. 지역별 비중은 경기(71.5%), 광역시(70.5%), 지방(70.6%), 인천(69%), 서울(64.6%) 등으로 전역에서 수요가 몰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셋값 급등세에 실수요자들이 매매를 서두르면서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원활한 물량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