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낙하산 인사, 한국거래소 ‘내홍’ 커지나?

입력 2020-12-03 14:56수정 2020-12-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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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노조가 낙하산 인사 등에 반대하며 서울사옥 1층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구성헌 기자@)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후보로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어김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공석인 거래소 비상임이사 등의 선임 등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지난 달 30일 이사장 후보 면접 심사를 거쳐 손 전 부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 거래소는 오늘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안건으로 올린 뒤 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손 전 부위원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손 전 부위원장은 인창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3회로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G20기획조정단장,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 예상됐던 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초 신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도규상 전 경제정책비서관을 내정하면서부터 기정 사실처럼 업계에 전해졌다.

거래소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공정해야 할 추천의 시계는 또 다시 금피아(금융위+마피아)의 시간을 위해 조작됐다"며 “추천위가 불공정을 넘어 위법에 이른 추천절차를 중단하고 재공모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거래소는 구조만 놓고보면 낙하산 인사가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의 주주는 증권·선물회사로, 한때 공공기관이었지만 지난 2016년 공공기관지정에 해제됐다. 정부 지분이 전혀없는 민영회사가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하지만 거래소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3명만 내부 승진으로 이사장이 됐다. 최근 30년 동안은 모두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

형식상 공모로 수장을 뽑고 인사추천위원회를 갖추고 있지만 말 그대로 형식에 불과할 뿐이다. 실제로 이사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7명 중 4명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때문에 손 전 부위원장이 취임할 경우 인사 역시 관심사다. 거래소 상임이사 6명 중 3명을 거래소 이사장이 추천해 선임하는 구조인데, 당장 내년 3월이면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장시장위원회가 추천하지만 이사장 취임 후 첫 상임이사 인사라는 측면에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거래소 내부인사인 채남기 경영지원본부장과 금융위원회 출신의 송준상 시장감시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끝나는데 이중 경영지원본부장은 이사장 추천으로 선임하게 된다.

또한 지난 9월 김용진 비상임이사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생긴 자리 역시 누가 충원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이사는 비상임이사이자 감사위원을 역임했기 때문에 이번 선출되는 비상임이사는 감사위원 자리에 갈 확률이 높은데, 관련 업계에서는 이 역시 통상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만큼 이사장 선임이 마무리 되면 조만간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매년 되풀이 되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통합거래소 출범 당시에는 이영탁 초대 이사장을 뽑는 과정에서 외압설 등 논란이 일면서 후보자 전원 사퇴 후 재공모하는 파동을 겪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경우 그나마 상임이사는 내부출신이 종종 나오지만 이사장은 관행처럼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고 있다”면서 “낙하산으로 온 사람이 눈치 보지 않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일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손 후보자는) 지난 1년 5개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직접적 책임이 있다”면서 “600만 투자자와 800여 거래소인을 짓밟고 오직 영전의 사다리에만 오르려 한다면 지금 당장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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