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유용성 지원책의 한계

입력 2008-11-27 09:2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26일 코스피시장이 모처럼의 쌍끌이 매수를 바탕으로 사흘만에 1000선을 회복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5일)는 美 연준(FRB)의 8천억불 유동성 지원책에 힘입어 강세 출발후 시스코시스템즈의 공장가동 중단 소식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약세전환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990선에서 소폭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투자심리를 북돋운 가운데, 한중일 통화스왑협정 체결 임박 소식과 더불어 점차 상승폭을 확대, 전일대비 46.46p(4.72%) 오른 1029.78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121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4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220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반면 개인은 3182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하며 차익실현에 주력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591억원 순매수) 위주로 2311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아시아증시는 전일 급등했던 일본증시가 하락하는 등 등락이 엇갈렸습니다.

전일 해외증시들의 급등세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3.81%), 싱가포르지수(3.50%)가 큰 폭 올랐고, 상해종합지수(0.49%)와 가권지수(0.12%)는 관망세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일본 닛케이지수(-1.33%)는 수출주를 중심으로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신용경색 완화 기대, 금융•건설株 강세

美 연준의 지원책으로 미국의 신용위기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금융주들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KB금융과 외환은행,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은행주와 교보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의 증권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최근들어 은행주와 높은 연동성을 보이고 있는 건설주들도 신용경색 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현대건설(14.08%)을 필두로 한라건설(12.55%), 진흥기업(12.28%), 코오롱건설(11.28%), 대림산업(9.07%) 등이 급등세를 탔습니다.

업종별로는 은행(13.88%)과 증권(10.21%), 건설(9.00%), 전기가스(6.84%), 보험(5.15%) 업종의 상승탄력이 높았고, 유통(4.99%), 운수장비(4.14%), 종이목재(4.03%), 전기전자(3.83%)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삼성전자(4.76%)를 비롯해 POSCO(3.77%), SK텔레콤(1.38%), 한국전력(7.75%), 신한지주(14.45%), 현대중공업(4.50%), KT&G(1.73%) 등 경기방어주들을 포함해 대부분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부정적 내용을 담은 외국계증권사들의 보고서가 제시된 종목들은 투자심리 악화와 함께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LG전자는 씨티그룹이 4분기 적자전환 가능성을 제시한 탓에 0.40% 하락하며 반등장에서 소외됐고, 대우조선해양의 높은 인수가로 주당가치 희석화 우려가 있다는 CLSA의 투자의견 하향조정(매도)에 한화석화 역시 2.75% 내렸습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 직격탄을 맞아 급락했던 기아차는 4.27% 반등에 성공했고, 현대차(5.66%)와 현대모비스(4.88%), 현대오토넷(3.94%) 등 현대차그룹주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대형마트 시판 개시 소식에 쇠고기 수입업체인 이네트와 한미창투, 한일사료 등 수입쇠고기 관련주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대운하 재추진 기대감에 삼호개발, 삼목정공, 신천개발, 이화공영, 울트라건설 등 대운하 관련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바이오스타 협약 소식에 바이넥스가 상한가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마크로젠 바이로메드 제넥셀 에스디 인포피아(이상 상한가) 등의 바이오 관련주들도 급등세를 탔습니다.

리세션 앞에 힘 못쓰는 금융시장안정 대책

주택매입자와 소비자, 중소기업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000억불에 달하는 '모기지/소비자 대출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으로부터 6000억달러의 채권과 모기지유동화증권(MBS) 등을 매입하고, `TALF(Term Asset-BackedSecurities Loan Facility)`라는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자금과 자동차, 신용카드 등 소비자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200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같은 연준의 지원책 발표이후 MBS(주택담보부증권) 가격이 치솟았고, 리스크 프리미엄도 0.37%포인트나 크게 축소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은 즉각적으로 금융시장 안정 기대감을 표출했습니다.

주택매입자들의 신용여력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경기침체의 시발점이 됐던 미국 주택시장을 부양하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개선도 함께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피력에 금융주들이 화답했으나, 전일 씨티그룹(2.2%) 구제의 약발이 컸기 때문인지 주요 금융주들의 상승탄력은 기대만큼 높지 못했습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 부단히 노력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읽혔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경제지표 악화는 "정부의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들이 도대체 언제쯤 실물경기에 도움을 줄것이냐"라는 의문을 투자자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 규모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고, 그러한 부실자산들이 온전히 제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낮은 정책금리 지속과 함께 유동성이 아무리 풍부해도 돈이 돌지 않으면 금융기관의 대출 문턱은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용경색이 괄목할 정도로 해소되는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GDP 성장률 하향 조정 등 경기후퇴를 입증하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이후 국책모기지업체들의 채권 리스크프리미엄은 연준의 지원책 발표이후 급락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시들해지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날 오후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인 일년만기 대출 금리를 기존6.66%에서 5.58%로 1.08%포인트(108bp)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금리인하폭은 11년래 최대폭입니다.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시장안정대책 마련은 금융시장에 분명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만 경기후퇴가 지속되는 이상 경제정책 호재의 수명은 그다지 길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후퇴 우려는 지속

전일 폭등하며 주목을 받았던 국제유가는 경기침체를 암시하는 주요 경제지표들로 인해 수요감소가 우려되며 하루만에 7%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MYN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73달러(6.8%) 하락한 50.7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하향 수정되면서 경기후퇴에 따른 수요둔화 전망이 고개를 든 결과다.

미국의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이 2001년이래 최대 하락폭인 -0.5%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이는 미국경제의 하강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4분기 GDP 성장률인데, 마켓워치는 4분기 GDP 성장률이 -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경기침체의 시름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주택지표 역시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 & 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9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7.4% 급락,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단발성 재료인 시장안정대책 발표외에 경제지표들의 가시적인 개선과 함께 유가가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서야 뉴욕증시의 행보도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원/달러 환율 사흘만에 1500원대 하회

신용경색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외국인 매수와 더불어 증시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1500원 아래로 내려섰습니다. 월말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환율 안정에 기여했습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비 24.2원 내린 1478.1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때 1450원대까지 밀렸던 원/달러환율은 두시 넘어 낙폭을 크게 줄이며 마감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금융지원책 발표 소식을 접하고 개장됐음에도 오전장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지 않고 1500원선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박스권을 유지했던 점이나 장 막판의 반등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를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우세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날 일본증시는 엔화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로 수출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엔화가치는 엔캐리 트레이드와 관련해 안전자산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엔화강세기조의 지속은 그리 달갑지 않은 부분입니다. 미국의 신용경색 완화기대만으로 국내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 확신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S&P500지수는 필자가 임계치로 말씀드렸던 850선 위에서 이틀째 머물고 있습니다. 안착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안착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성급합니다.

아직 단기 수급기준선이나 일목균형표 캔들라인의 저항을 넘지 못한 채 횡보하고 있는 수준으로 향후 강력한 반등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적지 않은 하락압력을 받을 수도 있는 모습입니다.

신용경색 완화 기대감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들을 주시할 필요는 있겠으나, 당장 적극적인 주식 매수에 나서야할만큼 확신을 주는 시그널은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 재료가 국내증시와 중국관련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주시하면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전술적 대응이 요구되나, 글로벌 증시가 아직 방향성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의 경우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둔 투자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