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합의했지만… 야당 중진들 '불편'

입력 2020-12-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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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작고 강한 야당의 모습 보여줘야"
홍문표 "여론 걱정돼…국민에게 세금 전가 된다"
여야, 오늘 내로 본회의 열어 예산안 통과시킬 듯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에 전격 합의했지만 야당 중진의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예산안이 증가하면서 국민에게 세 부담으로 작용해 야당에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여야 원내대표와 양당 예결위원회 간사들은 1일 회동해 내년도 예산안을 558조 원으로 결정하는 데에 합의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6년 만에 법정기한을 지키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와 관련한 우려를 드러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합의 결과를 놓고 보면 국민께서 정말 우리 국민의힘을 이해해주실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여야 합의한 예산 규모가 558조 원"이라며 "4차 추경까지 하면서 늘려놓은 554조 7000억 원보다도 더 많은 그런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문 정권의 부채주도성장을 위한 예산이고 미래세대 착취예산"이라며 "그런데도 국회 심사 과정에서 2조 원을 더 늘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선정된 2조 2000억 원은 국채발행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국가채무증가를 용인해준 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2조 2000억 원은 내년 예산 558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문 정권이 실패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늘어난 가계부담과 종부세, 소득세 등 늘어난 세 부담으로 고통받는 국민 어깨를 짓누르는 그런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 정권에 맞서서 작지만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내에서부터 치열한 정책 결정과 토론으로 국민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 역시 서 의원의 지적에 동의했다. 홍 의원은 "이 정부가 지금 무차별하게 쏟아내는 세금폭탄에 국민의힘도 동조하는 정당이 되지 않을까 여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세금으로 전가하는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순조롭게 대처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이 각 지역에 아마 오늘 (예산안이) 통과될 것으로 관측해 현수막을 붙이는 거로 안다"며 "여기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해 문제점을 알지만 예산안 추진은 그대로 한다는 의견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문제점에 관해 우리도 인식하고 있다"며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해 같이 고민했던 분야"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에서 찬성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예산이 2조 원 정도 증액됐다는 거 자체로 크게 문제 될 거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예정대로 이날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다만 몇 가지 작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본래 예정된 오후 2시가 아닌 오후 6시 이후에나 본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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