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보다 무서운 코로나19… '신분당선 연장' 현장조사 수개월 표류

입력 2020-11-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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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강남~용산역 연장 노선도. (출처=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
도시철도 신분당선 강북 연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한 주한미군 측 제지로 표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 등은 노선 연장을 위해 미군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계획 중인 신분당선 강북 노선은 미군기지 부지를 지나가는 만큼 착공 준비를 위한 방문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경기 성남시 판교ㆍ분당신도시를 거쳐 수원시 광교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한강 이남 핵심 도심을 잇는다는 점에서 '황금 노선'으로 꼽힌다. 국토부 등은 신분당선 노선을 강 건너로 확장해 용산구 용산역까지 연장하려 한다.

문제는 현재 노선대로면 신분당선이 현재 미군기지를 지하로 지나간다는 점이다. 그동안엔 보안을 엄격히 여기는 미군 탓에 철도 개설을 위한 현장조사가 막혔다. 현장조사가 막히면 그를 토대로 한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도 줄줄이 차질이 생긴다. 미군기지가 용산에서 떠날 때까지 신분당선 강북 연장이 멈춰선다는 뜻이다.

지난해 미군기지 이전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변화가 생기는 듯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데 뜻을 모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초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관계자는 "미군 내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지 지금은 아예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부와 미군은 다시 협상 테이블 앞에 앉았지만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미군 양보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국토부가 목표했던 2025년까지 신분당선 강북 연장을 끝내기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공사가 빨라야 6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2027년에야 완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지역 정계에선 이참에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분당선 강북 연장은 여권 대권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심 사업이기도 하다. 올해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당선된 이 대표는 신분당선을 종로와 은평구 등 서울 서북부를 거쳐 경기 고양시 삼송동까지 연장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된 후에도 신분당선 연장에 관해 "국토부와 기획재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그런 관점으로 계속 대화를 해가겠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연장이 용산에서부터 막힌다면 서북부 연장도 표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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