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신 테슬라 선택한 서학개미가 옳았다...‘끝까지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20-11-25 14:34수정 2020-11-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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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부터 미국 주식 ‘직구(직접구매)’ 열풍을 몰고 온 테슬라와 니콜라. 이들의 주가 등락에 많은 서학개미들도 함께 웃고 울었다. 이 두 곳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 산업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 업종들이 강세다. 아직은 서학개미들의 선택이 옳지만 빅테크 기업의 질주에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2000년대 초반 맥없이 무너진 정보기술(IT) 업계의 ‘닷컴버블’을 재현할지, 미래산업의 저력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빅테크에 투자한 서학개미…테슬라 질주에 ‘함박웃음’
테슬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6.43% 급등한 555.38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540.40달러로 출발해 종가 기준 시총 517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2일 시총 1000억 달러 고지를 찍고 불과 10개월여 만에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덕분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지분가치도 뛰었다. 그의 재산 4분의 3이 테슬라 주식이다. 머스크는 연초까지만 해도 35위에 그쳤지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전 세계 부호 2위로 올라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1279억 달러(약 142조 원)로 늘었다.

테슬라 강세에 서학개미들도 함박웃음을 짓는다. 올해 불어닥친 미국 주식 열풍에서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역시 테슬라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약 11개월(지난 24일 기준) 동안 테슬라 주식 103억 달러어치를 매수했다. 순매수 결제 규모도 24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서학개미가 들고 있는 지분 규모도 상당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잔액은 24일 기준 53억 달러로 이 종목 시가총액(5175억 달러)의 1%를 웃돈다. 9대 주주인 골드만삭스(보유 지분 0.98%)보다 많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월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중국 생산 모델3 차량 인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테슬라에 서학개미가 몰린 배경엔 긍정적 전망이 뒷받침해준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테슬라는 발표한 3분기 실적을 통해 5개 분기 연속 흑자 소식을 알렸다. 3분기에만 13만9300대의 제품을 고객에게 인도해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소식에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다음 달 21일부터 적용되는 테슬라의 S&P500 지수 편입에 따라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종목에 테슬라 주식을 꼽았다고 CNBC는 전했다.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지난주 주가는 약 27% 오르기도 했다.

“빅테크, 과도한 낙관은 경계…성장주 내 차별성 함께 봐야”

테슬라 목표주가 1000달러를 제시한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23일 투자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종전 500달러에서 5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낙관 시나리오에서 목표주가는 수년 뒤 1000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1068달러까지 오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짙다. 새로운 기술일수록 초입 국면에서 기술 발전 속도는 완만하지만, 시장이 너무 앞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정작 기술이 우리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때는 과소평가한다고 증시 전문가는 진단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장주에 대한 막연한 낙관을 경계한다. 대신에 현금흐름도 뒷받침해주는 기업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한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래리 하이트는 대형 기술기업 등 빅테크 업종엔 일종의 거품이 끼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다섯 배 넘게 뛰었는데 아직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테슬라는 주식이라기보다 일종의 옵션(파생상품)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기술혁명 시기에 주식시장 과열과 버블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 기술 수준과 시장 기대치 사이 간극이 넓어질수록 반작용 역시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우리가 앞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다른 데 있다”면서 “빅테크 중심의 소수 기술주 쏠림 현상이 아닌 대중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자과잉(공급과잉)”이라는 문제를 짚었다. 즉, IT 버블은 기술의 버블이 아닌 투자의 과잉에서 비롯된다는 우려다. 이어 “막연하게 낙관하기보다 현금흐름 등 ‘성장주’ 내 차별화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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